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마을 Oct 13. 2021

통닭

40년전의 과거로 가서 어린 나에게

 

"아빠가 술 마시고 통닭 사들고 집에 온 날은 배가 불러도 아빠 앞에서 맛있게 먹는 시늉이라도 해주면 좋겠어" 


라고 말해 주고 싶다.


"그런 날은 아빠에게 유독 삶이 무거웠던 날이라는 걸 40년 뒤에 깨달을 텐데 그때는 좀 늦은 뒤일테니 말이야." 


라는 설명을 덧붙여서. 아이에겐 너무 어려운 말이려나. 아니면 너무 이르거나.


17년전 오늘, 더 이상의 항암 치료를 포기하신 아버지의 결정이 있었다. 그날, 혼자 내 방에서 병원 예약증을 찢어버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민자의 삶을 살고 있는 오늘. 이억만리 타지에서 전화기를 넘어 어머니와 나누는 대화가 유독 멀게 느껴진다. 감도가 좋지 못한 전화기와 네트워크 탓이리라.



작가의 이전글 가을 냄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