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마을 May 29. 2022

I can't tolerate this anymore.

이번주 중반, 팀원 중 한명을 불러서 업무 태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경고를 했다.


지난 1년간 내가 반복적으로 고칠 것을 요구했던 태도였기 때문에 당사자도 반발하거나 변명을 하지 않고 쉽게 수긍했다. 다만 마지막에 더 이상의 관용은 없으며 또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회사를 나가야 할 거라는 내 말에는 당황을 한 것 처럼 보였다. 사실상의 최후 통첩. 



30분 가까이 무거운 분위기의 미팅을 마치고 Teams를 종료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가지 질문을 했다. 매니저들이 가장 팀에서 내보내고 싶어하는 엔지니어가 어떤 사람인지 아냐고. 내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 하기에 바로 답을 알려줬다. 그건, 업무 역량과 처리 속도가 예상 되지 않는 사람이다. 


설계 역량이 모자라거나 업무 지식이 부족한 건 오히려 괜찮다. 거기에 맞춰서 업무를 분배하면 되니까. 누군가는 일을 더 하고 누군가는 덜 하겠지만 그건 연봉과 직급으로 차등을 주면 되는거고, 팀으로는 어떻게든 일을 마무리 할 수 있다. 그런데 업무 성과가 들쑥날쑥 하고 평상시 업무 태도가 좋지 않아 지금 하는 일을 언제 완료할지, 어느정도 완성도를 보일지 알 수 없는 사람은 이렇게 팀으로서 업무를 분배하고 효율적으로 자원 관리를 하려는 노력을 모두 무용지물로 만든다. 아무리 가끔씩 뛰어난 결과물을 내 주더라도 그게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이런식으로 원-팀 으로 움직이는데 지속적으로 방해가 되는 사람을 매니저들은 가장 싫어한다. 스티브잡스? 본인이 그런 혁신가라고 믿는다면 나가서 자신만의 회사를 만들면 된다. 남의 월급 받아가며 말로만 떠들게 아니라. 본인이 그런 혁신가로 지속적이고 꾸준한.. 즉 예측 가능한 수준의 일정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면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면, 일단은 자신이 페이스를 유지 가능한 선으로 기준을 잡아야 한다. 그게 기본이고, 팀의 구성원으로서의 매너다. 팀으로 일하는 이상 상대 비교를 하자면 실력보다 예측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딱딱하고 무미 건조한 말투로 이어졌던 앞 30분의 면담과 달리 마지막 1분동안 했던 위 이야기는 최대한 부드럽게, 그리고 진심을 담아 전달했다. 알아 들었을까? 그랬기를 바란다. 


I can't tolerate this anymore. 


이 다음 말을 할 일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Multicultural nigh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