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죽전 석현 Feb 08. 2022

속도

어머님께

예로부터 충청도 사람들을 보고 양반이라고 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계백, 최영, 김좌진 장군, 만해 한용운, 추사 김정희, 신채호, 윤봉길, 유관순.... 

선인들이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지만 충청도 사람들의 다소 느린 말투와 행동들이 마치 경거망동하지 않는 선비와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언젠가 자동차 옆좌석에 충청도 사람을 태우고 운전을 할 태의 일입니다. 급가속, 급출발, 곡예운전을 하듯 쏜살같이 차량 사이를 스쳐가는 자동차를 보면서 옆 사람이 한마디 던졌습니다. 


"그렇게 급하며 어제 출발하지 그랬슈~. " 


화를 낼 법도 한테 여유로운 항의(?)로 우리는 그 상황을 함께 웃어넘겼습니다. 


20여 년 충청도에서의 타향살이, 인생의 절반을 살았으니 제2의 고향이라 할 만 하지만 아직도 저는 완전한 충청도 양반은 못 된 거 같습니다. 


매우 어두운 새벽을 뚫고 먼길 오가시는 어머님의 운전길 앞은 언제나 환하길 기원합니다. 


22. 2. 8.




작가의 이전글 아들의 마지막 유치원 가는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