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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전 석현 Feb 21. 2022

자신을 가리키는 손가락

어제는 아이의 교육 문제를 넣고 아내와 작은 언쟁을 벌였습니다. 다툼의 도화선이 된 것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TV 시청 시간과 스마트폰 사용 빈도가 늘어갈 것을 두고 였습니다. 


스케이트장을 찾기로 하고 식구 모두 외출을 준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아들 녀석이 돌연 자기는 스케이트를 타지 않을 것이고, 가기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인즉슨, 2년 전인가 야외에 간이 시설로 만들어진 곳에서 타 본 스케이트가 타기 어렵고, 춥고, 힘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간신히 설득한 끝에 스케이트장을 찾은 녀석이 우리들 중 제일 신나게 열심히 탔으며, 다음에도 또 타러 오자고 약속했다는 것입니다.


아내와의 다툼에는 

첫째, 코로나19의 영향 탓도 있겠거니와 방학 기간 내 아이들이 방 안에서 하는 일(?)이라는 고는 TV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이었습니다. 이런 반복한 생활 패턴이 아들 녀석을 더욱 방안에 가둔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들은 새로운 환경과 경험을 대할 때 누이와 다르게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들의 이러한 성향을 잘 아는 저로써는 역설적으로 보다 많은 경험과 체험의 기회를 갖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쯤에서 제가 고백하는 것은 부끄럽게도 아이들의 교육에 아빠의 역할은 철저히 뺄셈 한 채 아내에게 책임을 전가시킨 저의 모습을 들켜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더하여 아이의 성향과 인식 틀을 저 스스로 바꾸려고 한 오만한 태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는 것입니다.


누구를 지적하고 가리키는 손가락의 모습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보다 많은 나머지 손가락은 반드시 나를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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