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제비 한 마리가 포문선을 그리며 재빠르게 날아갑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 거 보니 봄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우리에게 아파트는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살기 좋은 주거 공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만,
제비에게 있어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처마 잃은 집이 되어 버렸습니다.
시골 외갓집 처마 밑의 제비집. 행여나 제비 새끼 한 마리 땅으로 떨어지지는 않을까 염려되는 마음에 너른 받침 하나 대어 놓던 할머니의 모습도 이제는 흐릿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결코 상실은 집 잃은 제비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2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