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의 사랑 4

by 김정은

사막이 삼킨 눈물은

깊이,

깊이,

아주 깊이,

모아진다


지구의 심장

모래도, 철도 녹여버리는

뜨거운 심장 식히려

깊이,

더 깊이,

더욱더 깊이,


심장이 터져

지구 바깥으로

붉은 피들 쏟아지면

모든 푸른 것들이

사막이 될까 봐

사막은

사막이 아닌 곳을 지키기 위해

매일 밤

눈물을 모아

지구의 마음을 달랜다


삶이 뜨겁지 않다고

눈물 흘리는 그대는

실은 너무 뜨거워서

흘리는 거란 걸


가끔은

깊은 바다로 가서

태아처럼 웅크린 채

둥둥 떠 있고만 싶을 때


어머니의 양수처럼

차지도 뜨겁지도 않게

바다를 덥히는 건

지구의 심장이란 걸

바다는 모른다

오직 사막만이 알 뿐


황폐한 것만이

황폐로부터

황폐하지 아니하는 것들을

지킬 줄 아는 것이다


사막의 별에서

어떤 존재는

지구의 물이

다 마르기 전에

미리 울어 두는 것이다

아무도 지구를 안쓰러워하지 않아

그는 속으로

자꾸만 울 자리를 찾는 것이다

그의 마음은

너무나 깊어

함부로

애틋하게

품을 수 없어

돌아서서

잠깐 울었을 뿐


황토색 모래처럼

금방 바스러질 것 같은

어떤 황폐한 이 만나거든

한잔의 물,

권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커버이미지: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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