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별은 너무 작고 물기가 많아
퍽 슬펐지
반짝거리지 않는다고
별이 아닌 것은 아닌데
길 잃은 아이처럼
자꾸 울기만 해서
너를 관측할 때마다 천문학자들은
퍽 난감했지
물고기처럼
우주의 바다를 누비던 시절,
너의 작은 별에서
나 잠시 머물던 그때
너의 비릿한 습기는
건조한 나의 피부를 보호하고
아가미 틈으로 비집고 들어오던
방사능을 막아 주었지
바다처럼 파도가 출렁이던
네 눈에 살포시
입을 맞추고
두근거리는 심장박동 소리를
네 귓가에 들려주면
네 눈물은 점차 사라지고
너의 별은 반짝거렸어
천문학자들은 마침내
새로운 별을 발견했다고
무슨무슨 과학 저널에 발표를 하고
알파벳과 숫자로 된
의미 없는 이름을 붙여주었어
너의 별에 물이 있던 흔적을 찾은
과학자들은 환호하고
너에게 가기 위해 탐사선을 개발했지
금속성으로 된 기계가
이제는 건조해서 먼지만 날리는
너의 별에
처음 착륙하던 날
작고 물기가 많아
불투명하던
너의 별은 영영 사라져 버리고
까만 우주 속
무의미들이 점차 빛을 밝히자
운명을 피해 도망치던
방랑자는
그렇게 지구에 몸을 숨겨
깊고 어두운
블루홀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