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에도 슬픔은 있어
너는 말했고
슬픔에도 즐거움은 있어
나는 답했지
주홍빛 석양은 찬란한데도
왜 슬퍼 보이는 걸까
너는 물었고
그들도 가끔 슬프기 때문이지
나는 답했지
그들이 누군데?
너는 물었고
나는 답했지
하늘과 태양... 그리고 나
날아가는 새의 슬픔은 하늘이 알고
먹물 뿜으며 달아나는 오징어의 슬픔은 바다가 알지
검푸른 새벽, 동틀 때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너의 슬픔은 누가 알아주나?
너는 또
물었고
...
슬픔만이 슬픔을 알고
슬픔만이 슬픔을 위로하네
그러니
슬픔의 즐거움
막을 길 없어라
침묵하며 서 있는 내게
슬픔이 자꾸 말을 건네 와
소리 없이 쌓이기만 하는 눈 같은
슬픔이
가득 쌓이면
동그랗게 뭉쳐
슬픈 눈사람을 만들어
마음 한켠에 세워 두고 있어
슬픔으로 놀이터를 만들고 있어
밤 새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