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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Dec 14. 2022

슬픔의 즐거움

즐거움에도 슬픔은 있어

너는 말했고

슬픔에도 즐거움은 있어

나는 답했지


주홍빛 석양은 찬란한데도

왜 슬퍼 보이는 걸까

너는 물었고

그들도 가끔 슬프기 때문이지

나는 답했지

그들이 누군데?

너는 물었고

나는 답했지


하늘과 태양... 그리고 나


날아가는 새의 슬픔은 하늘이 알고

먹물 뿜으며 달아나는 오징어의 슬픔은 바다가 알지

검푸른 새벽, 동틀 때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너의 슬픔은 누가 알아주나?


너는 또

물었고

...


슬픔만이 슬픔을 알고

슬픔만이 슬픔을 위로하네

그러니

슬픔의 즐거움

막을 길 없어라


침묵하며 서 있는 내게

슬픔이 자꾸 말을 건네 와


소리 없이 쌓이기만 하는 눈 같은

슬픔이

가득 쌓이면

동그랗게 뭉쳐

슬픈 눈사람을 만들어

마음 한켠에 세워 두고 있어

슬픔으로 놀이터를 만들고 있어

밤 새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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