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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Mar 05. 2023

눈과 봄

떨어지는 눈송이 안에

햇살이 갇혔네

수 백 개, 수 천 개, 수 만 개

더는 셀 수 없는 눈송이들이

마당 가득 쌓였네

갇힌 햇살은 하늘로 오르지 못해

자꾸 아래로만 흘러 흘러

땅 속으로 들어가네

지렁이를 지나

두더지를 지나

매미 유충을 지나

고단한 잠을 자는

어린 꽃씨에게

귓속말을 하네

수작을 벌이네

꽃씨는 잠결에

햇살을 먹네

이른 봄

샛노란 치마 두른

봄 색시 되어

시집가는 꿈을 꾸네


눈이 내리네

눈송이 나리시네


눈 속에 갇힌 햇살


눈에 봄이 있음을

두 눈으로 봄

똑똑히 봄

똑. 똑.







학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두 달 가까이 브런치에 들어와 보지 못했네요. 간단한 근황과 더불어 봄을 기다리며 시 한 편 올려두고 갑니다. 글벗님들께 안부를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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