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네 안녕하세요?
할 수 있도록 해야지요. 감사합니다.
은태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일권이하고 나하고 동급이라고?
내가 일권이하고 함께 일을 한다고?
나는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오고
S기업 부장까지 했던 사람이야.
일권이는 고작 중졸이야.
말도 안 돼?
내 마음은 아직 이런 상황까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빨리 이 자리를 피해야 돼.
횡설수설하다 보니
일권 씨가 호랑이여. 당신을 잡아먹냐?
너는 무슨 별난 인간이냐?
일권 씨는 당신 고향친구 아니냐고?
일권 씨는 당신이 얼마나 반가웠으면
악수도 아닌 두 손으로
당신 손을 꼭 잡았을까?
당신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했을 때
일권 씨 마음은 어떻겠어?
단지 집이 가난해서 못 배웠을 뿐이야?
당신 때문에 갑자기
돌아가신 부모님을
소환해 원망했을 거고
현실에 놓인
자신이 얼마나 비참했겠어?
그 잘난 엘리트니 스펙이니
따지지 말고
인간이 돼라 송은태!
나이 먹어 많이 배웠네 하면서
똥폼 재는 놈들은
자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버리면서
외롭게 혼자 살다 죽는 법이여
나이 먹으면 지식보다
교양과 상식 있는
행동을 해야 하는 법이여
임원도 되지 못하고
부장으로 끝난 이유를 알겠어.
내가 못된 인간성을 가진 당신하고
살고 있다는 것이 비참하다.
자존심 때문에 인간성 마저 저버리면
근본이 무너지는 것이여.
내가 봐도 정 떨어지는데
누가 당신을 좋아하겠어?
틀렸어! 틀렸어!
마누라 보다 세상을 모르는 인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