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이야기 (1)
새벽 6시 "엄마 잘 다녀와" 하고 의젓하게 병원에 보내주던 29개월의 첫째
추운 겨울 12월 오후 2시 반, 햇빛이 한강에 부서지듯 빛나던 순간
침대에 나란히 누워 그림책을 읽던 수많은 밤들
쿠키가 구워지는 동안 아일랜드 식탁에 등을 기대고 <자기만의 방>을 읽던 순간
밤마다 밀던 유모차, 숨막히게 고요하던 새벽 현관. 그대로 유모차 두고 나가고 싶던 순간도 많았지.
잠근 안방문 앞에서 울며불며 나오라고 난리를 치던 둘째의 고함 소리
아이들 다 잠든 시간 식탁 구석에서 번역 숙제를 하던 새벽 2시의 고요
포대기를 두르고 둥가둥가 노래를 불러주며 거울 앞을 서성이던 오후 낮잠 시간
아이 둘이 함께 욕조에 누워도 충분히 공간이 남던, 말랑하고 동그란 몸들
처음으로 둘째가 <엄마, 있잖아>를 낭랑하게 읽어주던 날
겨울날 족욕할 때마다 바로 옆에 와서 들이밀던 둘째의 작은 엉덩이
돌아가신 큰 이모에게 받은, 손바닥 두 개만한 갈색 미니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