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얀 님의 시낭송을 듣고 감명받아서 저도 매미 님의 시낭송 매거진에 용기 내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처럼 멋지게 시를 읽을 자신은 없지만(시에 대해서도 잘 몰라요^^;)
목소리로 다시 누군가의 글을 음미해 볼 기회가 된다는 것이 그냥 참 좋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분들의 시나 글도 이렇게 읽어보고 싶어요.
이런 아이디어를 내시고
거기에 물결을 만드시는 모든 작가님들이 너무 멋지세요!
저는 뭐를 읽어볼까 하다가..
문득 저희 엄마가 쓰신 시집이 있어서 그걸 꺼내봤어요.
저희 엄마는 생전에 시를 좋아하시고
이거 저거 글을 많이 끄적이셨어요.
사실 저에게는 그 글들이 너무 신앙적이고,
너무 착하고,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마치 제가 어릴 때 솔직한 일기를 쓰지 못하고
저는 이런 사람이 되겠어요.라고 다짐하고 성찰하며
마무리를 하는 느낌처럼요.
저는 자주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 글들 중에 거의 유일하게
다른 빛깔을 가진 시가 눈에 띄었습니다.
타인에게는 누구보다 너그러웠지만
자신에게는 그렇지 못했던
한 사람이 보였습니다.
딸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엄마를 이해하고 꼭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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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
인생의 산 붉게 물들고
세월의 낙엽 추락하여 벌거벗어갈 때
내 머릿속
또 다른 자아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쇠심줄 강박으로 옭아매며
먹구름 장대비 뿌리고 가는
그를 소멸시키기 위해
빛깔 다른 약물에 의존하여 잠이 들었다
힘들었다
괴로웠다
어디서 본 듯하고
내면이 닮아 있는 존재와의 투쟁
마음 빼앗기, 지고, 이기고, 이기고, 지고
싸움을 거듭할수록 그가 사랑스러워졌다
나는 물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냐고
그는 침묵하였지만 곧 깨달았다
한 번뿐인 삶
세월의 소중함 깨우쳐주려는
또 다른 나였음을...
글쓴이 김미화 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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