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 벽두부터 개인적으로 조금은 의미있는 일이 있었다. 필자의 이름을 딴 전자책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이 발간되었던 것이다.
한 플랫폼에 기고한 것을 엮은 것인데, 전자책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수일이었다. 1월 12일 전자책 발간 제안을 받고, 출판 계약을 한지 불과 열흘 만에 전자책 한 권이 뚝딱 세상에 나온 것이다.
19일과 22일 두 번에 걸쳐 최종 원고 수정본을 넘기며 시간을 끌었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실제 책이 온라인 서점에 깔린 것은 그로부터 불과 나흘 후였다. 발행일은 1월 22일, 교보문고·알리딘·예스24·밀리의서재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는 1월 26일 신간 E북으로 정식 오픈되었다. 65페이지의 단출한 분량으로, 정가 3000원에 책정되었다.
인터넷 공간에 기사를 쓰고 보도해오고 있지만 번개 같은 전자책 출간 과정은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이후 브런치스토리 책방에도 전자책을 입고시키고, SNS로 발간 소식을 알렸다. 부담이 될까 싶어 지인 몇몇에게 조심스레 구매 링크를 보내주기도 하였다. 내 딴에는 나름대로 책 홍보를 조금은 한 이유는 ‘시장의 반응’이란 것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종이책을 발간하며 전자책도 함께 낸다. 내 경우처럼 전자책만 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기존의 전자책이나, 부상하는 웹소설 시장과 비교해 적은 분량의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였다.
사실 전자책 시장의 협소함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워낙에 졸필에 글의 소재도 ‘마이너’하기 때문에 시장 반응을 기대하기란 애초에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 글을 통해 책의 정보를 일부 전해보자면, 목차는 다음과 같다. 부록 ‘레프트 비하인드’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현장에서 촬영한, 제법 아끼는 사진들을 여러 장 담았다.
프롤로그. 팔레스타인 여성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 간호사도, 기자도 보호받지 못한다. 이곳은 팔레스타인
2. 빵 없는 밤, 배고픈 아이는 울고
3. 검문소에서 애 낳는 팔레스타인 여성들 사연
4. 침묵 강요받는 젠더폭력 피해 팔레스타인 여성들
에필로그. 제3의 눈
부록. 레프트 비하인드
감회를 몇 자 적어보자면,
그간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사로, 기고로, 세미나 발표 등으로 전해왔다. 전자책으로도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니 그 감회에 1/3 스푼의 의미를, 필자 이름을 따 나온 것이 재미있어서 다시 1/3 스푼, 삼 년 넘게 끌어온 또다른 ‘종이책’의 경우, 심혈을 기울여 제법 시장에서 회자되도록 만들고 말겠다는 다짐 1/3 스푼을 담아 생애 첫 전자책 발간의 감회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