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가을 그려내며
흐릿한 구름 사이로
시큰한 겨울이 찾아온다.
부푼 가슴을 끌어안은 11월은
구름에 쌓인 눈을
설렘 가득히 안고 있다.
넝쿨거리는 하늘빛 바다는
오늘도 밀물을 기다린다.
가득히 소금을 머금은
짠 내 가득한 내음만이
나만의 시절을 알고 있다.
겨울은-
곧 맞이하게 될
그리움을 가득 안고 다가온다.
-
톤이 낮은 컬러 빛 낙엽들은
이미 알고있다.
청춘이 지고 있음을.
가야지.말아야지.
발걸음을 돌려야지.
내마음을 잡아야지.
수십번 바람에 부디켜
이리저리 흔들린다.
이 황혼이 부스러지듯 사라지는 날엔
하이얀 서리 머금은 내 마음도
녹아지려나.
-
놓칠 수 없는 순간,
가슴이 울렁거리는 이 순간.
내 마음만 날고 있으랴.
코스모스는 안다.
둥둥 떠다니는 내 손 끝을.
바람개비처럼 바람에 나부끼는
저기 저 잠자리는 안다.
둥둥 떠다니는 내 발 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