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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화 Sep 11. 2023

살 빠지는 순서

다이어트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살이 빠지는 것도 순서가 있는 점이다. 우리 몸에는 지방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나는 처음에 뱃살에 대한 고민이 제일 컸다. 그런데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해보니 얼굴 살이 먼저 빠지고 난 다음에 뱃살이 빠진다는 점이다. 복부 안쪽(내장 지방) 살은 에너지 소모가 커서 제일 먼저 빠지지만 반대로 살이 찔 때도 제일 먼저 찌는 부위다. 그런데 복부의 피하 지방을 빼는 건 어려웠다. 피하 지방은 비상시에 사용하기 위한 지방으로 보통 피부와 근육 사이에 있는데 제일 늦게 빠진다. 복부가 줄어드는 순서는 내장 지방이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복부 크기가 줄어들지만, 눈으로 봤을 때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다. 그리고 딱딱했던 살이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 든다. 여기까지는 식단과 운동을 잘 병행하면 무리 없이 잘 빠진다고 느낀다.
곧 살이 잘 빠지다가 정체기가 오는 순간이 온다. 전체적으로 몸이 말랑해지는 기분은 드는데 눈에 보이는 효과는 미비한 것 같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하는 의심을 계속하게 되는 구간이다. 이때 포기하지 않고 식단과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다음 단계로 지방의 밀도가 줄어드는 걸 알 수가 있게 된다. 피부 결이 좋아지고 셀룰라이트도 줄어든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체중 감량이 잘 되면서 피부도 탄탄해진다. 나도 복부 내장 지방과 피하 지방이 줄어들면서 복근에 어느 정도 선이 보이기 시작할 때 다이어트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복부와 함께 허리통도 줄어들어 28인치에서 25인치가 되었다. 다이어트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 뱃살이 줄어드는 과정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사진으로 남겼다. 사진으로 남기다 보니 변화 과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뱃살은 줄어 가는 게 보였는데 제일 빠지지 않은 살은 팔뚝 살과 안쪽 허벅지 살이다. 안쪽 허벅지 살들은 떨어지면 큰일이 나는지 꼭 붙어 있었다. 얼마나 운동을 더 해야 이 둘을 헤어지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때 포기하면 다이어트에 실패한다.
나는 바디 프로필 촬영을 일주일 앞두고 나서야 팔뚝 살이 말랑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했다. 진혁 샘은 시간이 부족했던 점에 아쉬워했고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이어트라는 게 생각보다 속도가 더딜 수 있다. 살이 잘 안 빠진다고 낙담하지 말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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