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의 양치질 대첩

최선을 다한다는 것

by 박세환

매일 저녁 와이프 J와 나는 딸과 전쟁을 치른다.

일명, 양치질시키기.


아이들 키워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아기 양치질시키는 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잘하는 아기들도 있겠지만 울며불며 안 한다고 떼쓰는 갓 두 돌 지난 우리 딸 같은 아기도 있다.

보통 내가 붙잡고 와이프 J가 딸의 입속에 칫솔을 쑤셔 넣으면서 시작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제 두 돌 지난 아기의 힘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허약해도 힘으로는 딸보다 세겠지만

벗어나려고 젖 먹던 힘까지 다 쥐어짜내는 딸의 힘은 나와 막상막하다.

어쩔 때는 내 팔을 뿌리치고 내 머리채를 휘어잡은 적도 있다.


꼭 우리 딸이 다른 아기들보다 유독 힘이 세 다기보다는

아기들 자체가 무슨 일을 할 때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 같다.

새벽에 분유 달라고 쥐어짜듯 울 때도, 친구의 장난감을 뺏을 때도, 바닥을 처음으로 기어 다닐 때도,

그들은 만사에 할 수 있는 힘을 총동원하여 행동한다.




살아가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순간들을 맞이한다.

그때마다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어쩔 때는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도 많다.

솔직히 남들이 보기에 '이 정도 했으면 됐어' 정도까지만 하고 내려놓는 경우도 있다.


아기들은 어떨까.

아마 그들은 되든 안되든 죽기 살기로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아기들처럼 최선을 다 안 하고 내려놓는 경우들이 생기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론 머리가 커지면서 잡다한 생각들이 늘어나서가 아닐까 싶다.

아기들은 한 가지 목표가 생기면 다른 생각은 못하고 오직 그것에만 집중하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주변 시선과 내 능력에 대한 섣부른 판단으로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다시 아기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하고 싶은 일에 젖 먹던 힘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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