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기는 소녀

by 박세환

늘어지는 주말 오후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는데 딸 HL이 들어온다.

그러더니 내 옷을 걷어 올리고는 배를 두들기기 시작한다.

재밌는지 킥킥 대면서.


뭐 하냐고 물으니 북을 친다고 한다.

두들길 때 흔드리는 내 뱃살이 무슨 장난감인 마냥.

나도 싫지가 않다.

예쁜 딸이 장난쳐주는 것이.


나는 어렸을 때 건선이 심했다.

지금은 체질개선으로 많이 나았지만 완치는 없다고 한다.

내 딸이 옷을 들어 올렸을 때 깨끗한 피부를 보여줄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앞으로도 이 감사함을 간직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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