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44.
‘이 사람아, 인간이라면 오직 자신의 행동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또는 선한 자의 행동인지 악한 자의 행동인지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고, 살 길인지 죽을 길인지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너의 그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44 중에서
연말과 새해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다.
어딜 가거나 누굴 만나는 것 없이 조용하게 보냈다.
아이들 감기가 잦아지니 내 몸이 조금 안 좋아졌다.
춥고 머리 아프고 졸려서 자꾸 눕고 싶다.
조금 전, 일어난 은서를 다시 재우다가 10분가량 누워있었는데 일어나기가 싫었다.
아침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면 오전, 오후 일과가 다 흐트러진다.
그보다는 책상에 이렇게 앉아서 조금씩 해 나가는 게 훨씬 낫다.
새해부터 다짐한 일이 건강 앞에서 흔들리는 것을 보고 건강 잃으면 다 소용없구나 체감했다.
기분도 건강따라 왔다갔다한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욕망이 잠잠해지려는 줄 알았더니 다른 욕망으로 옮겨간 거였다.
그 욕망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고등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좋았던 첫 기억이 잊을만하면 나를 그 욕망 쪽으로 이끈다.
특히 기분이 안 좋거나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찾아와서 이걸로 네 기분을 좋게 만들라고, 작은 변화를 주라고 유혹하는 것 같다.
껍데기가 아무리 좋다 한들 속이 텅 비어 있으면 무슨 소용일까.
내 행동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에 만 초점을 두고 생각해 보자면, 옳은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니다.
내 모습의 일부일 뿐이다.
현재 심리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고 조율해 가는 과정도 나와 잘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다.
그 욕망을 따르든 따르지 않든 내 선택을 존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