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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Apr 25. 2024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만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18.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들 속으로 들어가 보라. 네가 두려워하는 판단자들이 어떤 자들인지, 그리고 그들 자신에 대한 그들의 판단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18.



나는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처럼 외면과 타인의 평판을 신경 쓸 때 자각한다.

내면 곳간이 텅 비었구나.

자존감이 바닥났구나.

이럴 때 내 상태를 보면 우울모드다.

뭐 하나 제대로 이루는 게 없는 것 같고, 부족하고 잘 못하고 있다 여겨져서 울적하다.


남편과 나는 고슴도치 부모라 둘이 있을 땐 아이들이 예쁘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선우, 윤우가 너무 좋다고 예쁘다고 머리를 쓰다듬고 안는다.

네 살 은서한테는 더하다.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쪼끄만 아이가 참 귀엽다며, 어찌 이리 예쁘냐며 수시로 얘기한다.

아이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니 은서와 밖에 나가면 어딜 가든 환영받고 예쁘다는 말을 듣는다.

베개에 마주 보고 누웠는데 나를 보고 있는 은서 얼굴이 찌그러졌다.

그런데도 마냥 사랑스러웠다.


아이들에겐 후한 이 마음이 왜 나에겐 박할까.

비교 때문이다.

"낮은 자존감은 계속 브레이크를 밟으며 운전하는 것과 같다."

"인생의 모든 덫과 함정 중 자기 비하가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데, 이는 우리 스스로 직접 설계하고 파낸 구덩이기 때문이다."

《성공의 법칙》 저자 맥스웰 몰츠가 한 말이다.

비교로 인한 우울감, 무력감이 나를 찾아올 땐 재빠르게 기분을 환기시키는 게 필요하다.

나를 암흑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방향인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외적으로는 샤워를 해서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거나 주변 정돈을 한다.

안으로는 좋은 글과 따뜻한 이야기로 마음을 채워주면 훨씬 나아진다.

나에게 필요한 건 타인의 후한 평가가 아니다.

안으로 곪고 상처 난 곳은 없는지 살피고 돌보는 일이다.

이 시간이야말로 더 큰 의미가 있고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만큼 나도 그렇게 예뻐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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