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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일상을 벗어날 시간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21.

by 안현진

모든 일에서 대중들이 선하다고 여기는 것이 천차만별로 서로 다르지만, 오직 한 가지만은 모든 사람의 판단이 일치하는데, 그것은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행하는 것은 선하다는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21 중에서



점심때 들깨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아주머니가 나가는 손님마다 명절 잘 보내라는 인사를 했다.

‘아, 오늘부터 명절 연휴 시작이구나.’ 실감이 됐다.

칼국수를 먹고 선우 풋살화를 사러 갔다.

지나갈 때마다 한산하던 매장이었는데 오늘은 손님이 있었다.

윤우와 신발 사이즈가 같아서 색깔만 다르게 샀다.

옷 매장이 북적이는 걸 보니 명절 연휴가 실감 난다.


근처 마트에 음료를 사러 갔다.

명절 연휴 중 언제 쉬고, 언제 문을 여는지 적혀 있었다.

마트에서 사 간 음료를 방과 후 축구 수업에 전해 주었다.

시원한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한 번 사주고 싶었는데 1학기 때는 못했다.

9월에도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늘도 없는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는 얼굴들이 땀으로 번들거린다.

윤우 반 먼저 전해주고, 선우 반도 뒤에 전해주었다.

선생님이 고맙다는 인사를 시켜서 우르르 인사를 두 번이나 받았다.

빨갛게 익은 얼굴로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인사하는데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학교 운동장, 학생들, 놀이터 옆 그늘 벤치…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학교 풍경이 오늘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아이들은 주말을 포함해 5일을 쉰다.

이젠 내가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올 시간이다.

저번 명절엔 좋아하는 시인과 시집이, 이번엔 좋아하는 배우와 공동체란 단어가 힘을 보태어줄 예정이다.

긴 명절 연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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