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한 시간의 에너지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27.

by 안현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27.



요가를 하다 보면 못하기에 긴장되는 자세가 있다.

그중 하나가 물구나무서기다.

오늘 마지막 자세였다.

안 되는 사람은 벽 쪽으로 가라고 해서 잠깐 두리번거리다 매트를 주섬주섬 챙겼다.

“어? 현진, 물구나무 안돼?”

“네에….”

다리가 올라가긴 하는데 유지가 안되니 안 되는 거나 마찬가지다.

멋쩍게 웃으며 대답하니 일단 그 자리에 있으라고 했다.

그래서 벽 쪽에 가지 않고 내 자리에서 연습했다.

물구나무가 되는 사람은 머리가 아닌 손으로 서는 핀차마유라아사나를 연습했다.

양옆에서 핀차를 하는데 나는 물구나무서기를 했다.

감사하게도 옆에서 다리를 잡아주기도 하고, 자세 코칭도 해주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혼자 힘으로 서 있기도 했다.

저번 주엔 큰소리로 쿵 떨어졌었는데 잘했다고 격려를 받았다.

그래야 빨리 느는 거라고, 잘하고 있다고.


물구나무서기 전에 원장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숨이 헐떡거릴 만큼 힘들어도 그 지점을 넘어서면 호흡이 안정되고 고요에 이르는 경지가 있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숨이 턱까지 차올라 죽을 것 같은 사점을 넘어서면 힘들지 않고 계속 뛰게 되는 것처럼 요가에도 그런 지점이 있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들으니 속으론 비명을 질러도 편안에 이르는 경지를 떠올리며 조금 더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 한계를 넘어서 무리하는 것과 다르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조금 더 나아가기.

지금은 다리가 휘청이고 자꾸만 뒤로 넘어가려 하고, 배와 팔에 나도 모르게 힘이 풀리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 몸이 일직선 상태로 명상에 잠길 때도 오지 않을까.

그때를 떠올리니 상상만으로도 고요해진다.


요가가 재밌고 좋다.

이런 기쁨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할 만큼 즐겁다.

요가는 내 몸과 마음을 바라보고, 바로 세우는 시간이다.

안 되는 자세가 되어가는 데서 오는 성취감도 있지만 수련을 통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좋다.

공자께서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군자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요가를 통해 몰랐던 나의 참모습을 매일 마주한다.

그렇게 알아차린 마음은 요가 일지로 기록하고 있다.

오전 한 시간의 에너지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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