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본성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그 어떤 일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17.

by 안현진


자신의 본성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그 어떤 일은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너에게 일어나는 것과 동일한 일들이 있지만, 그들은 자기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또는 자신의 담력과 용기를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견뎌낸다. 무지와 허영이 지혜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17




스물다섯에 결혼했다.

내년이면 결혼 10년 차다.

우리의 결혼기념일은 첫째 나이와 같이 간다.

스무 살에 만난 첫 남자친구와 5년 연애 후 결혼했다.

5년 동안 만나 오면서 이 사람과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었다.

하지만 아이가 먼저 생겨서, 그것도 스물다섯이라는 나이에 결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혼전임신으로 집안이 뒤집히는 일은 드라마에서나 일어나는 줄 알았다.

가까운 이들 중에 결혼한 사람이 없어 결혼생활과 육아에 대해 물어볼 곳이 없었다.

부부와 부모 등 새로운 역할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읽고 쓰며 해소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글 쓰는 삶이라는 새로운 길도 발견하고, 아이로 인해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었다.

현재까지의 내 인생을 결혼 전과 후로 나눌 만큼 결혼이 큰 분기점이 되었다.

조언을 구해오면 먼저 겪어봤기에 내 경험과 생각을 얘기해 줄 수 있다.

마음이 좀 나아졌다거나 도움이 되었다 하면 나도 기쁘다.

스물다섯에 결혼을 하고, 연년생으로 아들 둘을 낳고, 세 아이 엄마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혼할 당시 남편도 새로운 일을 막 시작하던 시기라 나만큼이나 결혼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하지만 첫째 덕분에 나와 일찍 결혼할 수 있어서 선우에게 늘 고맙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스물다섯 인생의 가장 큰일이었다.

결혼하면 남편과의 연애 감정도 끝이다, 아이 낳고 나면 아가씨 때 몸매도 끝이다, 경력도 끝이다 … 이런 말을 무수히 들었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육아 기간을 아이와 함께 나도 크는 시간으로 여겼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원하는 삶을 명확히 알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그래서 값지다.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만큼만 글에 담아낼 수 있기에 더 잘 살고 싶어졌다.

좋은 것을 많이 받아들여서 나라는 매개체를 통해 반짝이는 것으로 다시 세상에 내어 놓고 싶다.

그 도구가 글이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시련, 인생의 고비라고 느낄만한 일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매일 《명상록》을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제1권~ 제4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ahjahj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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