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1+1=2를 세상에 심겠다.

by 아니아즈


만약 세상에 끝이 온다면, 지구 종말이 오고 나 혼자만이 세상에 남겨진다면,

나는 펜 하나를 들고 고독하고 긴 여정을 떠날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이 길을 가며 빵 부스러기로 이정표를 새긴 것처럼,

나도 가는 길목마다 펜으로 내가 지나갔음을 세상에 새길 것이다.

세상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비장하고도 웅장한 문구는 이미 정해두었다.

그 철학적인 문장은 다음과 같다.


1+1+1=2


이것이 내가 지구 종말이 온 세상에 심을 단 하나의 글이자 나무이다.




1+1+1 = 무엇일까.


3.


그것이 내가 던진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돌려줄 답이다.

그 답에 의문을 던진 적이 있다.

세상의 답은 왜 정해져 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왜 1+1+1=2가 아닐까. 왜 '1+1+1='라는 문제에 2를 적으면 0점을 받는 것일까.

왜 선생님께 꿀밤을 맞는 것일까.

그런 의문에서부터 피어난 의구심은, 내게 한 결심의 계기가 되었다.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한다면, 나는 한그루의 1+1+1=2를 심겠다.

그럼 결심.


그렇게 종말한 지구에 씨앗을 퍼뜨리며 다니다 보면,

세계에 종말이 온 것처럼 홀로 남은 나에게도 언젠간 종말이 올 것이다.

나마저 사라진 세계엔 내가 심은 1+1+1=2라는 나무가 숲을 이룰 것이다.

그리고 만에 하나의 상황으로, 종말 이후 나마저도 사라진 세상에 외계인이 찾아올 수도 있다.

인류가 사라진 지구에서 외계인을 반겨주는 존재는, 내가 열심히 그려낸 1+1+1=2 일 것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찾아와서 1+1+1=2,라는 걸 보는 순간, 1+1+1=3이 아니라, 그 식의 답은 2가 될 것이다.


외계인들은 1+1+1=2,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이 지구라는 세상의 마지막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끊임없이 답을 찾으려 할 것이다.


그중 어떤 외계인은 1+1+1=3,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 외계인의 말에 다른 외계인들은 버럭 화를 내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억하심정을 낼 것이다.

여기 있는 마지막 생존자의 이 글자가 안 보이냐면서 말이다.

그 외계인의 말은 정답이 아니기에, 외면당하고 질타받을 것이다.


그런 시시콜콜한 상상을 요즘하고 있다. 시시콜콜한 상상을 얘기하느라, 두서없는 글이 된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다수의 답도 틀릴 때가 있다는 말이었다.

현재의 우리의 답은 1+1+1=3이다.

하지만 세상에 홀로 남은 내가 세상에 1+1+1=2라는 답을 적는다면, 미래엔 그것이 답이 될 것이다.

우리 세상의 답은 아직 변하지 않았을 뿐이다. 언제든지 세상의 답은 변할 가능성이 있다.

자신만의 답을 찾고, 자신이 찾은 그 답 또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품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1+1+1 =3이라 말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뿌리내려 있는 존재 때문이다.

사회적 통념이라는 거대한 규칙의 존재.


사회적 통념이 1+1+1= 3, 이라고 정해놨기에, 다수의 사람이 3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통념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다.

이 길로 가면 더 편하다. 이 길로 가는 것이 맞다.

다른 사람들이 이 길을 갔기에, 나도 이 길을 가는 게 맞다.

그런 사회적 통념들이 우리를 지켜주는 갑옷처럼 두르고 있지만, 사실은 감옥처럼 우리를 가두고 있다.


1+1+1= 이 문제에서 ‘1’을 소리로 생각하고 대입한다면,

각각의 소리가 서로와 공명하며 서로를 밀어내고 퍼져나가며 0이 되기에 0도 답이 될 수 있다.

다른 방향에서, 다른 길에서 본다면 답이 다르다는 얘기이다.


누군가가 걸어간 곳만이 길이 아니다.

누군가가 걸어가지 않은 곳에 내가 발을 내딛는 순간, 그곳에 새로운 길이 생긴다.

우리는 사회적 통념이라는, 누군가가 걸어간 길을 걷고 있다.


우리의 삶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의 삶이란 규칙이 정해져 있는 마라톤이 아니다.

정해진 길을 뛰어가는 것도, 정해진 속도로 달려가는 것도, 정해진 길이를 달려가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달려가는 곳이 곧 길이 된다.

때론 괜히 돌아가 보는 게 인생의 길이 아닐까 싶다. 인생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멈추는 것에 사람들은 부정적인 낙인을 부여하지만, 멈춘다고 그것이 잘못이 아니다.

이후의 일은 바라보지 않고 멈춰있는 상태에만 초점을 두기에, 멈춤이란 것에 불쾌한 감정을 품는 것이다.

멈춤은 단지, 쉬어가는 것이다.


모두에겐 각자의 속도가 있는 법이다.

거북이에겐 거북이의 속도가.

토끼에겐 토끼의 속도가.

토끼는 거북이보다 빠르다.

대신, 거북이는 토끼보다 오래 산다.


남들의 속도에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우린 각자의 속도에 충실하면 될 뿐이다.

자신의 길에, 자신의 답을 이루어가면 되는 것이다.


내 길과 세상을 장식할 자신만의 답.


1+1+1=2


이것이 내가 세상에 장식할 나의 길이며, 내가 세상에 심은 답이다.

모두가 자신만의 1+1+1의 답을 찾길 바란다.

그것이 삭막하고 칙칙한 세상에서 당신의 길을 밝혀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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