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리나 Aug 24. 2021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일

행운과 불운 사이

오늘 <운의 알고리즘>을 읽다가 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 주변에는 운이 아주 좋은 사람도 있고, 반복적인 불운을 겪은 사람도 있다. 젊은 시절에는 운보다는 실력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하면 바라는 것들이 이루어질거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점점 운이란게 삶에서 많이 작용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원한다고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들은 점점 많아져갔다. 


  운에 대한 여러 말들이 있다. 실력 좋은 사람이 운 좋은 사람을 못 이긴다는 말이 있다. 또 운칠기삼이란 말도 있다. 운이 칠 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삼 할이라는 뜻이다. 사람의 일은 재주나 노력보다 운에 달려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노력은 똑같이 하는데 마지막 성패를 가르는 요인은 어쩌면 운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예술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러한 것 같다. 능력과 노력은 거의 비슷한데 어떤 사람은 빛을 발하는데 다른 사람은 그러지 못할 경우가 있다. 출판계도 비슷한 것 같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책이 엄청난 히트를 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좋재한다. 


 나의 운은 어떠할까. 아직 인생을 다 살진 않았으니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운이 좋았던 편인 것 같다.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불운과 시련을 겪지 않았고, 큰 병에 걸린 적이 없으며, 가족들도 별일없이 살아오고 있다. 성숙하지 못하던 시기에는 삶에서 겪는 작은 불행을 크게 확대해서 피해자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왜 이런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나 절망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상황은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뀔 수 있다. 


 대체로 운이 좋았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크게 두 가지 정도의 태도가 영향을 미쳤다. 하나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불안감이 높지 않은 편이다. 물론 시작을 하기까지는 고민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불안함 때문에 일을 철회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았다. 다른 한 가지는 크던 작던 불운한 일을 맞닿뜨렸을 때, 이를 평균화시켜 상쇄시키는 습관이 있다. 만약 오늘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어제 나쁜 일이 없었으니 평균으로 따지면 그냥 보통날 정도가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불운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어진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난 날은 마음이 흔들리고 힘들지만 며칠이 지나면 다시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물론 좋지 않은 일은 연달아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어쩌면 좋은 일보다는 좋지 않은 일들이 더 오랫동안, 강하게 기억에 남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어제 읽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에 나오는 인공지능 친구 클라라는 아픈 조시가 나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고, 에너지의 자양분을 주는 태양에게 도움을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를 한다. 조시가 죽게 된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해 조시를 대체할 복제로봇을 만들려고 한 조시의 어머니와는 사뭇 비교가 되었다. 더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일, 요즘 내게 필요한 일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지에 가져가는 책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