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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Nov 29. 2020

사랑도 배움이 필요하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사랑이란 어떤 감정일까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정신적 가치 중 하나는 사랑입니다. 그런데 각자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게 너무나 다르고, 감정과 행동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사랑에 대한 담론은 광범위해서 어떤 책을 참고해야할지 모를 무렵, 읽고 큰 깨달음을 얻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입니다.     


 이 책은 정신분석학적인 입장에서 사랑의 본질을 분석한 책입니다. 사랑에 대한 핵심적인 메시지는 앞부분에서 나오는데요. 이를 요약해보자면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이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니라, 결의이고 판단이며 약속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서 잘못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데 사랑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사랑에 대해 가지는 세 가지 착각에 대한 설명을 읽는 순간 머리를 한대 맞는 느낌이랄까요.     

  그 중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와 동일시한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저 역시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사랑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만 몰두해왔지 어떻게 사랑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는 어쩌면 이렇게 기본적인 걸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의아해졌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 책에서 사랑은 배워야하는 것이고, 행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사랑은 배울 필요가 없다고 착각하는데 대상만 있으면 사랑을 할 수 있으며, 사랑에 빠지게 되면 계속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이며, 사랑을 지속이 되게 하려면 사랑에 빠지는 것보다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중요한 사실을 놓치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사랑할 대상을 발견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사랑을 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랑은 수동적이 아니라 자신의 결단으로 참여하는 능동적 활동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주는 것인데 특히 많이 가진 자가 부자가 아니라 많이 주는 자가 부자라는 말이 큰 울림을 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프롬은 자신의 기쁨, 자신의 관심, 자신의 이해, 자신의 지식 등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자신 안의 나를 이루고 있는 생명을 나누어 줌으로써 타인을 풍요롭게 만들고 자기 자신의 생동감을 고양함으로써 타인의 생동감을 고양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책속의 한 구절


사랑은 기술인가? 기술이라면 사랑에는 지식과 노력이 요구된다. 혹은 사랑은 우연한 기회에 경험하게 되는, 다시 말하면 행운만 있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즐거운 감정인가? 이 작은 책은 ‘사랑은 기술이다’라는 견해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물론 사랑은 즐거운 감정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인이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현대인들은 사랑을 갈망하고, 행복한 사랑의 이야기, 불행한 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무수한 영화를 보며, 사랑을 노래한 시시한 수백 가지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사랑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p.13


한줄평


사랑은 배워야하는 것이고, 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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