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시간과 스마트폰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 일.

by 세쌍둥이 엄마

나는 세 쌍둥이 엄마다.

지금은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이건 정말 잘했구나~' 하는 일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식사시간엔 절대로 TV나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일찍이 작은 스마트폰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인지하고 있었던 나는 밥은 못 먹을지언정 절대로 식사시간엔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말자는 확고한 육아관을 철두철미하게 지켰다. 특히나 영상을 보는 화면이 작으면 작을수록 더 좋지 않다고 한다. '팝콘 브레인'이라는 단어를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똑같은 나이의 세 아이의 식사시간. 숟가락도 잘 못 뜨는 시기부터 곧잘 숟가락질을 하던 나이에 접어들어서까지도 아이들의 식사시간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식사시간이 끝난 식탁의 바닥은 난장판이었고 외식이라도 하는 날이면 식당 테이블 아래에 떨어진 음식물 잔해들로 바닥을 기듯이 청소하고 나온 적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더라도 내 육아관은 변하지 않았다. 식사시간엔 영상을 보는 일은 내 사전에 없었다. 다소 멍청해 보일 수 있을지라도 내가 맛있게 먹는 걸 택하는 대신 아이들을 1순위로 잡았다.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면서 밥을 떠먹여 주거나 스스로 먹어보도록 격려하며 나의 젊은 시절을 보내왔다. (덕분에 나는 해골 같은 몰골을 갖게 되었지만 말이다.)


참 누가 보면 왜 저리도 힘들게 사나 싶었지만 일타쌍쌍피를 휘둘러야 하는 엄마로서 식사 예절이 매우 절박하고 절실했다. 그렇게 식사시간을 몇 해 보내온 나는, 이젠 그 일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신한다. 가끔 식당에 가면 부모들을 술 한잔을 기울이며 대화하느라 여념이 없고 아이는 부모 옆에서 스마트폰에 빠져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마주한다. 그럴 때면 조금 안타까울 때가 있다.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에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며 식사를 즐기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내 방식이 100% 맞다고 우기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많은 매체에서 아이 식사시간의 스마트폰 노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다루고 있다. 아이들의 식사시간 스마트폰 노출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은 영상을 보느라 밥을 먹는 건지 숟가락을 물고 있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밥을 먹는데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가만히 앉아서 먹게 하는 방편으로 스마트폰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아이들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를 수 없으며 인내하는 힘을 기를 기회를 박탈시킨다. 시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접한 시기가 24개월 미만인 아이들에게 공격석이 짙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많다고 한다.


내 육아관이 도움이 된 건지 확신할 순 없지만 우리 아이들은 이미 저학년 때부터 많은 친구들이 안경을 쓰고 있던 시기를 한참 지나 고학년이 되어서 안경을 쓰기 시작했으며 아직까지도 한쪽눈 정도만 시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뿐인가 지금은 각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히 스마트 폰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스마트 폰보다 흥미로운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 사람들이 대게 하는 입에 발린 이야기겠지만 여전히 나는 '세 아이들이 밝게 자랐다', '아이들 정말 잘 키웠다', '아이들이 참 예의 바르다'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밥이라도 편하게 먹자' 하는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지만, 그 어려운 시기를 조금만 참는다는 느낌으로 식사시간을 대한다면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어린 자녀를 둔 모든 부모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오늘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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