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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미쌤 Jul 23. 2024

타협은 없다.

수학 - 풀이 과정의 중요성

앞서 '수학 공부'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글로 적어 보았다.


그 안에는 고지식한 어느 이과 사람의 고집이 느껴졌을 터. 


그러나 고집이 없다면 가르치는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 아이가 집에 가는 것, 몇 주 뒤에 이 아이가 받을 성적, 눈 앞에 보이는 것만을 위해서 그냥 문제 풀리고, 오답 시키고, 채점 해주고, 10시 땡! 아이는 집에 가고, 난 룰루랄라 퇴근하고?


물론, 문제 많이 풀리고, 시간 들이면 어느 정도 성적은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해서 받은 성적은 가짜다.


너무 극단적인가?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가짜다.


어느 수학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 정말 완벽히 풀어서 만점이면 인정. 진짜다.


하지만, 중간에 잘 모르겠어서 찍었는데 맞았거나, 맞는 풀이가 아닌데 우연의 일치로 맞았거나, 대충 눈으로 봐서 딱! 봐도 이거! 라고 해서 풀어보지도 않고 찍는 등등등.


실제로 학교 시험지를 수거해서 풀이를 보면 엉망인 경우가 많았기에 나름 쌓인 데이터를 토대로 이야기하는거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풀이 과정"에 대한 타협은 없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수학은 계산이 아니라, 학문이기에 문제를 이해하고/ 조건을 파악하고/ 필요한 개념을 적용하여 식을 세우고/ 풀이를 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자연스럽게 서술해서 풀이하다 보면 본인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고, 왜 이렇게 답에 도달하는지 이해를 하게 된다.

그리고, 만약 틀리더라도 어디서 틀렸는지, 왜 틀렸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문제를 풀 때 부족함을 보완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하지만, 머릿 속으로 대충 풀이한 후에 답만 딱 적는다면? 

내가 어떻게 풀었는지, 만약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 확인 할 길이 없다.


그냥 "다시 푸세요" 라는 말만 무한히 듣겠지. 그러다 쌤의 설명만 듣고 '이해한 척' 집에 가겠지.


그래서 나는 답만 적어오는 아이들에게 이야기 한다. 


"엄마가 채점받아오라고 학원 보냈니? 난 고급인력이라 답만 채점 안하니까 제대로 다시 풀어"


그리고, 이 아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절대 내가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가르치는 이 과정이 훗날 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기에 오늘도 나는 "타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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