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끝은 없는 거야.
나는 매일 나만을 위한 1인 무대에 올라간다.
웃을 생각이 1도 없는, 즐거움과 설레임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도 없는 얼굴들을 하고 앉아 있는 관객 앞에서 나 혼자 '쇼'를 해야한다.
사람들은 학원 강사니까, '공부만 가르치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무섭다는 '중2병'을 가진 아이들을 상대로 공부를 가르치기만 해서 전투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까?
더더욱 요즘은 휴대폰만 켜면 재밌는 것들이 한가득인 세상인데..
그럼 어떤 '쇼'를 보여줘야 할까?
그냥 놀면 될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줘야할까?
그건 아니다.
돈내고 공부하러 온 학원에서 놀다니, 재미있는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다니, 말이 안된다.
그래서 난 '말장난'을 한다.
여느 예능인들처럼 '드립'을 치고, '라임'이 맞게 말장난을 하는게 거의 일상이다보니 아이들은 나를 '안드립', '안라임'이라고 할 때도 있다.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번뜩이는 말장난이 생각나서 툭 내뱉는 것이다보니, 그 상황이 되지 않으면 재미가 없기에 설명을 하기엔 어렵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말해보자면, (욕 먹을 각오하고 이야기한다.)
한 학생이 "쌤 제가 이 문제 맞으면 기적이에요?" 라고 하는데, 발음이 참 안 좋았다. 내 귀에는 "기저귀에요?"로 들렸기에 '이때다!' 하고 "응~ 하기스야~"라고 대답했더니, 아이들이 빵 터진 일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아이들은 참 좋아한다는 사실.
그냥 이런 저런 말장난을 던져서 학원에 왔을 때 조금이라도 웃고 가면 좋겠는 마음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쌤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바로바로 해요?"라고 이야기하면, "응~ 나는 너희를 웃기는게 목표라서 맨날 그런 생각 밖에 안해"라고 한다.
그럼 이 중2병 적군들은 갑자기 공부에 무슨 흥미라도 있는 아이들처럼 "쌤은 가르치는게 목표여야하는거 아니에요?"라고 갑자기 정신이 말짱한 말을 한다.
그럼 나는 "가르치는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웃기는 건 아무나 못하는거야. 어디가도 배울 수는 있지만 나같이 웃기는 쌤은 드물지, 그래서 난 너네를 웃기는게 목표야"라고.
글로 쓰니까 되게 뭔가 있어보이지만, 사실상 그냥 난 어렸을 때부터 '말장난'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도 난 웃음기 하나 없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웃길 바라며, '쇼'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