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어난 지 한 달 조금 넘은 아기고양이 두 마리가 생겼다. 처음 키우는 이 고양이들은 나를 애타게했다.
좁은 구석으로 들어가 나오지도 않고 이상한 울음소리를 냈다. 손을 내밀수록 더 깊이 숨었다.
강아지처럼 예뻐해 주면 잘 따를 줄 알았다. 하지만 한걸음 다가왔다가 세 걸음 물러나기를 반복하며 약을 올렸다. 나 혼자만 짝사랑을 하며 애를 태우는 느낌이었다. 분노가 치밀었다가 다시 사르르 녹았다.
나는 그 두 마리의 냥이를 키우며 그들의 세계를 공부를 할 수 있었다.
2.
또 한 마리의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태어난 지 2주 만에 나에게 온 녀석이다. 젖을 떼지 못하고 온터라 우유병을 사고 고양이 우유를 먹여서 키웠다. 딱 내 손바닥 위에서 우유병을 빨 만큼 작았다.
물 주고 밥 주는 나를 엄마로 알며 자라는 녀석이 아주 예뻤다. 한 달 이상 자랐어도 내 곁에서 도망가지 않았다. 그래서 아기는 핏덩이 때부터 키워야 하는 건가?
금방 자란 이 녀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엄마로 아는 것 같았다. 졸리면 꼭 내 품 안으로 들어와 잠을 잤다. 가르랑 가르릉...
그렇게 녀석은 8년을 나와 함께 살다가 어느 날 아침에 별이 되어 내 품을 떠났다. 그날은 하루종일 울며
기도 했다.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아픈 줄도 모르고 병원에 늦게 데려가서 미안해! 좋은 데로 가서 편히 쉬어~"하며 엉엉 울었다.
3.
나는 고양이를 좋아했지만 그 녀석들로 인해 꼼짝할 수가 없는 날들이 많았다.
가족여행이라도 갈라치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10년 넘게 고양이를 키우며 살다가 마지막으로 떠난 미오를 끝으로 나는 더 이상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다.
이별 후에 슬픔은 가볍게 끝나지 않았다. 꿈에서 만나는 날이 많아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었다. 가만히 있으면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소파 위에서 가르릉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 착각을 한 적도 많았다.
이제 내 곁을 떠난 그 녀석들을 마음에서도 훨훨 보내 주고 싶다. 하나하나 이야기 속에 끼워서 재미있게 보내주고 싶다.
4.
나는 짧지만 고양이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써보기로 한다. 잠깐이라도 고양이가 언급되는 이야기.
주인공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단순한 소재가 되기도 하고 배경이 될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 겪었던 그들과의 추억이나 이별의 아픔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이것이 그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길에서 많은 고양이들을 만난다.
5.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 모든 냥이들의 안전한 삶을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