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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수진 Oct 21. 2020

내 안의 나

고독을 즐기게 되었다


내 안의 나 ⓒ 방수진. 2020.





이슬비가 내렸다  

가로등 불빛 아래 한 줄기의 빗물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장면이 보였다

한 인간으로 태어나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내가

마치 이슬비 같았다

흐물거리는 이슬비 속에서

나를 다시 만났다

기쁨, 슬픔, 쾌락, 고통의 만남이었다

다양한 감정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알고 싶었다

궁금증이 더해질수록

힘들고 버거웠다

실타래가 뒤엉킨 것처럼

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생각을 떨쳐버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얼마 전부터

감정 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나를 살피자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하염없이 바라기만 했던 어리석음을

조금씩 떨쳐버리게 되었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수다쟁이였던 나는

말을 아끼게 되었다

그리고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조금씩 나는 고독을 즐기게 되었다






뒤엉킨 마음을 푸는 시간 ⓒ 방수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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