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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Aug 16. 2018

10시의 글쓰기

첫번째

내 삶은 소용돌이다. 

이 소용돌이가 잠잠해지면 죽음 문턱 앞이겠지.

소용돌이 앞에서 늘 텅빈 대나무처럼 서있었다. 

소용돌이랑 똑같은 모양새로

속은 텅 빈채로.


하지만 이제  알았다.

부드러운 잎새와 잔잔한 꽃들이 무시로 피는

얼치기 사랑꾼.

지나가는 이가  그리워 뒤돌아 보게 하는

분분한 꽃향기.

아무리 자라도 수직으로 뻗은 굵은 둥치는 만들 생각이 없는

요리 조리 아름답게 뻗을 궁리만 하는 

허영쟁이. 


뒷마당에 서있던 라일락. 

피레네 산맥 중턱에 서있던 야생 라일락.

그리운 이를 불러내려고 손을 흔들던 수수꽃다리.


나는 그런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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