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앤 쑤 Feb 17. 2016

그날

그리고 전화를 끊고
나는 내 가슴 어디선가 천천히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아니 처음 너와 연락이 닿은 그날 이미
움직임이 있었다. 아마 벽돌 한 장이었나 보다.
그 성벽 어딘가에 그런 벽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너의 문자로 조금 건드려졌을 뿐인데 벽돌은 마치 서랍처럼 스르르 밀려 조금씩 흔들렸다.
그리고 그날 전화를 통해 넘어온 너의 온기와 떨림, 짐짓 어른 이야기로 무장한 우리 대화 너머로 이미 나의 성은 낮은 울림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 통화가 그 벽돌을 가볍게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오래된 성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이전 16화 살의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