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저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항상 타인을 미워하지 말자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매번 좋은 사람이겠습니까. 결국 미운 사람이 없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대놓고 무례하고 표현이 거친 사람은 미움까지 가지도 못하고 그저 무시하면 그만이지요. 미워하는 마음을 애써 무시하고 피하려고 해도 자꾸 생기는 것이, 대체 저는 타인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기대하면 실망하게 된다는 말을 믿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타인에게 기대하는 최소한의 선은 청결이고 양심인 것 같습니다. 청결을 잃어버린 음식점에 갔을 때 기분이 상했고, 양심을 잃어버린 사람을 보았을 때 화가 나곤 합니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사람이 득을 바랄때, 공짜 점심을 바랄때 저는 화가 납니다.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바라는 모습을 보면서 한마디 거들곤 하는 것 같아요.
왜 사람은 이렇게 타인에 대한 기대를 품고 살까요. 세상에는 불가피하게 함께 해야 가능한 일들이 있고 저는 꽤 자주 그런 일을 경험했습니다. 노력하지 않고 쉽게 얻으려는 사람들에게서 속으로 미움을 느끼고는 제 스스로 자책도 했습니다. 그냥 내려놓자. 저정도의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속에 있는 열불이 가라 앉질 않아서 화를 삭히곤 합니다.
최근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함께 열심히 진행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어 참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따져 물으니 왜 실망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아직 발표 마무리가 되지 않았는데 자료 공유에도 불성실, 카톡은 읽고 무시. 결국 혼자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사람도 나름의 억울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프로젝트 하는 인원 모두가 좋은 성과를 주지는 못했으니까 자신도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이것도 지나고 나서의 자기합리화 같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화가 식지 않아서 오래 기억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지나간 지금에 와서는 참 안타깝습니다. 마무리 매듭을 잘 짓지 않아서 적어도 저라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기억으로 남았으니까요. 그리고 그 사람이 어딘가에서 일을 한다고 했을 때 같이 일해본 사람 입장에서는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남는 거니까요. 그래서 언제까지나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좋은 마무리를 잘 남긴 사람이었을까 되돌아 보게 됩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제게 좋은 조언을 해준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어요. 여전히 관계를 지속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끔 안부를 주고 받는 사람들도 있고요. 짧지 않은 사회생활 중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은 사례들도 많이 있었겠죠. 그렇게 돌아보면 참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지금에 남은 사람들에게는 최선을 다해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미약한 제 곁에 남아 있어서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