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고 싶은 날들의 연속

by 안유진

누구나에게 생은 단 한 번만 주어진다.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강제로 주어진다. 여기서부터 굉장히 불공평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태어나졌고 그렇기 때문에 살아가야만 한다. 생을 그만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심지어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는 한다.

한동안 잠잠하던 생각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우울함,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그리고 그 생각들의 끝은 늘 똑같다.


늘 제자리걸음인 듯한 나는 그래서일까 늘 불안하다. 나는 이미 태어나졌고 살아왔는데 과거가 밉다가도 너무나도 그리운 게 아이러니하다. 때로는 그 과거를 모두 지울 수만 있다면 지워버리고 싶다. 내 생은 내가 원해서 주어진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들은 내 선택이었다. 지금의 나도 과거의 내 선택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아, 지워지고 싶다.


과거는 나를 만들었고 미래는 나를 불안하게 한다. 현재는 불행하다. 이 현재가 모여 과거가 될 것이고 그렇다면 미래의 나는 여전히 불행할까? 그렇다면 이 의미 없는 생을 어떻게 간신히 붙잡아야 할까?


도망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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