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초종 수술한 지 한 달 하고 22일 지났다.
매일 두 번 먹던 마약성 진통제를 한 번씩 먹은 지 엿새가 되었다. 보통 밤 10시쯤 먹고 준비하고는 12시쯤 잠에 드는데 저녁 7시 정도부터는 손이 많이 시큰하게 저려와 약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낫는 중이긴 하지만 더 격하게 빨리 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이가 수술 이후 처음으로 중간고사를 치렀는데, 통증이 있으니 저녁이 되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얼마 전 금쪽 상담소에서 오은영 박사님이 부모는 자녀가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아픈 시간이 몸은 힘들고 우울하지만 외동으로 자라 독립의 기회가 많지 않았던 아들이 스스로 하는 힘을 기르는 기회가 되어 아이에게는 필요한 시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상담할 때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 보게 하며 많이 드는 예시들을 내가 좋아하는 학부모 유투버도 비슷하게 설명하는 것을 들으며 많이 공감하였다.
친정엄마가 집에 오셔서 “요리는 잘했지만, 청소가 아쉽구나. 조금만 열심히 노력해 화장실 배수구까지 구석구석 닦으면 집이 정말 빛이 날 테니 힘내서 노력해보자. 파이팅!” “너를 엄마가 정말 사랑해서 너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하는 이야기란다.” 혹은 "너희 아파트에 너보다 요리 잘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네가 아파트에서 일등 요리사가 될 수 있단다."라고 오실 때마다 매번 말씀하신다면 친정엄마가 집에 찾아오는 것이 항상 반가울 수 있을까?
아니면 이제 막 청소를 시작하려고 할 때마다 남편이 “왜 꼭 이야기해야만 청소를 할까? 말하기 전에 미리 시작하면 정말 너의 미래와 우리 가정이 참 깨끗할 텐데.”라고 말한다면 “정말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하고 신나게 청소할 수 있을까? “그냥 당신이 해.”하고 청소할 맛이 뚝 떨어져 다 때려치우고 싶을 것 같다.
이 모습이 아이를 향해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가 전하고 있는 말과 행동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된다. "영어를 이렇게 열심히 하니 결과가 좋게 나왔지 않니? 이제 수학도 이렇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아."라든가 99점 맞아 온 아이에게 "너희 반에 100점은 몇 명이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100점 맞을 수 있을 거야. 파이팅!"이라고 말한 적은 없는지 반성했다. 아이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 하는 말들이 나도 듣기 싫은 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제라도 깨달아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물론, 금세 잊고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언제 잔소리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