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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공리셋 Apr 10. 2022

시아버님께 용기 내어 전화를 걸었다

코로나 안부전화

코로나가 시댁에도 친정부모님 댁에도 예외가 없었다.

65세 이상 어른들은 밀접 관리가 들어가서 담당 간호사가 매일 연락이 온다고 했다.


친정아버지는 3일 정도 몸살 기운만 있다 좋아지시고 친정어머니도 2-3일 정도 근육통에 목이 잠긴 거 같다고 하시더니 어찌 됐던 다행히도 일 주간 격리기간이 끝나면서  두 분 다 많이 회복되신  보였다.


그런데 친정부모님 격리해제가 끝나기 무섭게 시어머니의 확진 소식이 들리고 이틀 뒤 시아버님의 확진 소식이 들렸다.

너도나도 걸리는 분위기이고 보니 경각심도 사그라들고 이제는 차례 기다리는 수준이 되보니 특별히 놀랄만한 일도 아니게 느껴졌다.


남편이 격리 끝나는 날 부모님 댁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우리 셋은? 안 데려가?"

"애들은 혹시(옮길지도) 모르니...그냥 혼자 다녀올게"


남편이 변했다.

남편이 스스로 변하고 있었다.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많이 놀랐다.

생전 부모님께 안부인사 같은거 할줄 모르고 그나마 내가 시켜서 하거나 내가 가자고해서 시댁가는게 다였다.

어찌 된 건지 혼하고 양가 부모님을 챙기는게 모두 나의 몫인것만 같았다.


격리기간이 끝나는 날이 마침 주말이라 남편은 사전에 얘기한 데로 부모님을 뵈러 다녀왔다

"좀 어?"

"아빠가 아직도 많이 힘드신 거 같더라"

"식당에 가서 함께 식사하실 정도면 좋아진거 아니야?"

"복국을 함께 먹었는데 땀이 물처럼 흐르더라고"

"아,.."

.

.

하루. 이틀. 삼일... 시간이 지나면서시어머니께 안부 연락을 드릴 때마다 ' 나보다 너희 시아버지가 몸이 계속 안 좋아 보이네..'라고 말하시는데 신경이 쓰였다.


'직접 전화를 드려볼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시아버님께 면전에서 면박받은 이제 한 달이 되고 보니 기억 속에서 그 감정 무뎌지는 듯 했지만  끌리지는 않는...하지만 그냥 용기내었다.

자식된 도리로서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여보세요"

"아버님~"

"어"

 일단! 목소리가 밝았다.

한 달 전 사건으로 용기가 필요하고 조마조마 는데 첫 관문을 통과한 느낌이었다.


"몸은 좀 어떠세요?"

"지금 약 먹으면 좀 낫 아니면 계속 피곤하고 쉬고고 그렇네"

그렇게 안부인사를 나누얘기 중에 웃기도 하시고

부간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쌓여있던 묶은 체증이 조금은 해소되는 듯 느껴기도 했.


엄청난 사건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니었던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 그때 당시에는 다시는 얼굴도 안 보고 연락도 끊어버릴 기세였던 나 떠올리니 기분이 이상하기도 했다.


늘상 생각하지만 10년동안 내가 잘살고 있는건 기억력이 나빠서라고 스스로 말한다.


https://brunch.co.kr/@anshion/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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