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보고..
스파이 영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마 많은 사람들은 화려한 액션 영화라는 이미지를 많이 떠올릴 것이다. 차 폭파하는 거는 기본이고 화려한 기술들이 총집합한 무기들, 배우들의 화려한 맨몸액션 등등. 그런데 진정한 스파이가 과연 이럴까? 한 국가나 단체의 비밀이나 상황을 ‘몰래’ 알아내어 경쟁 또는 대립 관계에 있는 국가나 단체에 제공하는 사람이 스파이이다. 관객들에게 진정한 ‘스파이’ 영화는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 바로..!!
오늘의 영화-‘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입니다.
1) 영화의 제목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어린아이들이 하나, 둘, 셋, 넷 하고 셀 때 숫자 대신 순서 삼아 부르는 영국 전래 동요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에서는 전직 서커스 국장 ‘컨트롤’이 이중첩자를 찾아내기 위해 의심 가는 인물들에게 부여한 코드네임이 바로 ‘팅커‘, ’ 테일러’, ’ 솔저‘이다.
2) 이 영화는 ‘존 르카레’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원작 소설의 분량이 상당히 많은데 이를 영화로 제작하다 보니 암시, 함축, 생략 등이 많아져 영화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이야기의 기본 뼈대는 간단하다. 영국 정보부 고위층에 있는 이중 스파이 ‘두더지‘를 찾는 게 이야기의 전부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두더지’를 찾아내는 과정이 영화 상에서 매우 복잡하게 묘사된다. 쉽게 말해 영화가 매우 불친절하다. 과거와 현재가 뒤죽박죽으로 등장하고 인물들의 대사에는 은어가 대단히 많이 섞여서 등장한다.
4) 그러나 이 영화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등장인물의 수‘이지 않을까 싶다. 등장인물이 좀 많다. 코드네임 ‘팅커’인 ‘퍼시 엘러라인 ‘, 코드네임 ‘테일러’인 ‘빌 헤이든‘, 코드네임이 ‘솔저’인 ‘로이 블랜드‘, 두더지를 찾는 ‘조지 스마일리’와 ‘피터 길럼‘ 등을 비롯해 소련 정보부 사람들, 은퇴한 영국 정보부 요원 등등 인물이 정말 많이 나온다. 이 영화의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누가 누군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5)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이 영화의 큰 단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큰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 영화보다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가 과연 있나 싶을 정도이다. 드림팀 그 자체이다. 게리 올드만, 톰 하디, 콜린 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크 스트롱까지. 오직 배우들 라인업만 보고 이 영화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 이 영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여러 스파이 영화들과는 매우 다르다. 화려한 액션이 흘러넘치는 여러 스파이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에는 액션이 거의 전무하다. 주연들 중에 총을 쓰는 사람이 단 한 명뿐이다. 또한 총으로 인해 누군가 죽는 장면이 3차례 정도만 등장한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 영화가 진정한 스파이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정체를 들키면 안 되는 것이 스파이인데 화려한 액션으로 동네방네 광고하고 다니면 그게 정말 ‘스파이‘일까?
7) 영화의 결말에 ‘두더지‘가 한 말이 개인적으로 뭔가 인상 깊었다. 일제 강점기를 다룬 많은 영화에 등장했던 친일파 캐릭터들이 떠올랐다. ‘두더지’에게서 “이 나라가 독립이 될 거 같냐 “라고 말하던 친일파 캐릭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냉전이라는 말이
총성 하나 없이 차가운 전쟁을 펼치는 것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자신의 옆에 있던 친구이자 동료였던 사람이 적일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사실이 만들어낸 차가운 사회 분위기에서 나온 말은 아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