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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Jun 19. 2020

눈부시고 아름다운 신(Scene)

그토록 눈부시고 아름다운 신(Scene)

제 3화 산 중턱의 아기자기한 하얀 마을


그렇게 신나게 달린 끝에 드디어 저 멀리 사진에서만 봤던 드넓은 호수와 

산 중턱의 하얀마을의 환상적인 조화가 눈에 보였다. 

바로 자하라 데 시에라였다.

지난 스페인 여행에서 미하스와 프리힐리아나의 하얀 마을을 봤었지만,

산에 둘러싸인 호수와 이 마을의 분위기는 이전 마을과는 사뭇 달랐다. 

내륙지역이지만 확 트이면서도 포근함이 느낀다고나 할까.

미하스의 경우에도 확 트인 맛이 있지만 포근함까지는 아니었는데, 

이곳 시에라는 산들이 호수와 마을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는 듯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절경과 순간들에 세 식구가 함께 하고 있는 게 큰 축복이었다.    

시에라 마을로 들어서기 직전에 이곳 전체적으로 볼 수 있었던 장소였다.

운전자로서 목적지에 도착하면 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주차다.

일단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마을 안으로 들어가봤다.

역시 조그만 마을답게 도로가 비좁고 언덕이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일방 통행이다보니 더욱 조심히 차를 몰았다. 

길을 따라 다가보니 작은 광장과 교회가 보였고 그 옆의 언덕을 오르니까 무료주차장이 나타났다.

그곳도 비좁아서 주차공간을 살피는데 지역 주민이 손가락으로 길가 모퉁이를 가리키며 주차해도 된다는 제스처를 취해주셨다. 

덕분에 그 분을 믿고(?)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주차를 한 후 우리 앞에 펼쳐진 풍경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와~~~~~이거 실화??"


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은 마을 아래에서 본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해발 600m 이상 높지도 낮지도 않은 앙증맞은 산들과,

잔잔한 물결로 더욱 평화로워 보이는 자하라 엘 가스트로 호수와,

전망대 아래 옹기종기 모인 황토빛이 결들여진 하얀 마을과,

마을 아래 푸르른 생명을 뽐내고 있는 구릉지와,

화창한 날씨와 시원한 바람,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들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면서

가히 절경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풍경이었다.     


우리는 전망대에서 마을쪽으로 내려오면서 보이는 자그마한 성당에 들렀다. 

그 성당은 세비야 대성당, 마드리드의 알무데나 성당, 

톨레도 대성당과는 비교해서 다소 초라하고 작은 규모의 성당이다. 

성당의 이름은 산타마리아 데 라 메사(Church of Santamaria de la Mesa).

이 마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기억하는 곳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다. 

성당 안을 살펴보면서 더욱 더 경건함을 느껴졌다.      


성당 앞의 작은 광장에서는 공사가 한창이었고 시끄러운 소음이라고보다는 분주함과 활기참을 느꼈는데,

워낙 이 마을이 고요하다보니 이 소음도 퍽 인상적이었다. 

광장 앞에도 작은 전망대가 있었는데, 이곳도 그 절경을 감상하기 좋은 뷰 포인트였다.     

우리는 점심시간이 되었음을 몸이 먼저 반응함으로써 알게 되었다.

마을을 살펴보는 건 잠시 멈춤!

근처 먹을만한 식당을 찾았고 광장에서 2분 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다다르니 아름드리 오렌지나무와 여유로운 야외 테이블이 뿜어내는 분위기가 꽤나 낭만적이었다.

식당 안은 문, 5~6개 테이블과 시에라의 풍경화, 나무로 된 농기구가 장식되어 있었는데,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창문에 걸른 커튼과 장식이었다.

아기자기한 소품이 이곳을 더욱 기억하게 만들었다.

튀김류와 스테이크를 주문했는데, 역시나 스페인 특유의 짠맛이 진했다. 다행히 아들이 잘 먹어줘서 고마웠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마을을 둘러볼 차례. 

마을 분위기는 미하스와 프리힐리아나와 비슷하게 하얀 벽에 황토빛 화분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장식되어 있었고,

두 마을보다는 규모면에서 작았기에 더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기념품 샾에 들러서 시에라를 기억할 수 있는 마그넷을 구입한 후

다시 천천히 걸으며 차가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이곳의 풍경을 눈과 마음에 담고 다음 일정을 위해 코르도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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