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풍경 feat. 할배들요.

by 이문연

글쓰기 수업을 하러 카페에 간다.



단체석도 좀 있어서

사람이 많을 때는 커피를 기다리면서

주변 사람들을 구경한다.



4명이서 온 할배들

연령대는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 쯤 되어보인다.



따뜻한 음료 4개를 시켰다.



보통 도기나 유리잔에 나오기 때문에

잔 4개면 무게가 꽤 나간다.

젊은이들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힘없는? 할배들한테는 무거울 수도.



제일 키도 작고 힘도 없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진동벨을 들고 카운터로 온다.

(아마 제일 나이가 어리지 않겠나 추측해본다)

걸음걸이가 마치 거북이를 연상시킨다.

직원한테 좀 갖다줄 수 없겠냐고 묻는다.



직원 잠깐 고민하다

(카운터는 사방이 막혀있고 원래는 셀프 서빙이다)

가져다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나였어도 고민했을 듯.

나이 많으신 분들은 갖다달라는 요청이 꽤나 있을 것이고

한 번 해드리기 시작하면 형평성에도 어긋나지만

이건 케바케이므로 그 할아버지가 잔을 가져가다 쏟기라도 하면

그게 더 낭패다.



더 오래 일한 고참(하지만 나이는 20대 후반처럼 보임)인

직원이 나와서 가져다 드린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직원의 태도가 아니라

나머지 3명 할배들의 자세다.



나머지 3명의 일행을 보았다.

모두 나이 지긋한 할배지만 꽤 건강해 보였다.

서빙하러 온 할아버지가 제일 비실이였던 거다.

아니, 카운터랑 테이블이 멀지도 않은데(7m정도)

다른 3명은 왜 보고만 있었던 것일까?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이건 여성과 남성의 차이일 수도 있으리라.

아주머니들이라면 무거워보일 경우

선뜻 다른 사람이 와서 같이 들었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궁금하다.

나머지 3명의할배들은 왜 앉아만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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