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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글쓰기] 173. 나에게도 악플이 달렸다

by 이문연

경향신문 매거진L에 [40대의 미니스커트 - 김태희 편]을 올렸다. 칼럼이 발행이 되면 '발행되었구나'를 확인하고 전체 기사를 대충 훑고(칼럼에도 약간의 편집이 들어가므로) 만다. 약간 내 손을 떠났다는 느낌일까.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낳은? 글에는 애정이 있고, 계속 찾아본다는데 난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지인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다. '악플이 달렸다'고. 예전에 오마이뉴스에 '비오는 날, 음식 배달 시키나요?'라는 글을 썼을 때도 꽤 많은 댓글이 달렸다. 유튜브처럼 팬심으로 달리는 댓글이 아니고서는 댓글 지분의 2/3이상은 보통 악플이다. 그 때는 내 글에 댓글이 많이 달린 게 처음이라서 신기해서 봤는데 납득이 가는 의견도 있었고, 그냥 똥을 싸지른 사람도 있었다. 이번의 김태희 칼럼에도 아마 그러지 않을까. 감정 배설의 창구로 사용하는 사람들 70%, 내 칼럼에 반대하지만 정제된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 20%, 그나마 읽어볼 만한 비평이 10%면 선방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악플이 달렸다는 것만 알고, 확인하지는 않았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는 건 건강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익명에 기댄 인터넷 문화는 건강한 비평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에 건강한 비평을 골라 보기 위해 수많은 악플을 눈에 담는 건 원치 않는다. 그럼에도 그 동안 무플이었던 이재명, 성시경, 싸이에 비해 확실히 여성 패션이 인기라는 건 알겠다. 앞으로 전략적으로 댓글(악플도 댓글)을 생산하기 위해 여자 셀럽의 패션을 더욱 탐구하는 자세를 지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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