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
모두를 감싸고 싶은 마음도 어렸다.
많은 사람한테 그림을 알려 주며, 유일하게 개선이 안 된 성향들이 있다.
온 오프라인 강의 합쳐 1000여 명 중에서도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성향이다.
옳고 그름을 나누는 것이 아니고, 행동이나 마음가짐들을 최대한 다듬어 보면 성장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이 내용에서 지목하는 대상은 사람이 아닌 성향이다.
그 성향의 공통점들이 있다.
말이나 행동은 생각에서 나온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와 걸맞은 말과 행동이 나올 수 있다.
언변이 뛰어나다는 것은 생각한 만큼 말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실행력이 좋다는 것은 생각한 만큼 행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화술이 좋지 않고 말주변이 짧으며 행동이 미숙해, 생각처럼 전달이 덜 되거나 왜곡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생각의 허용 범위 안에 들어가 있다.
대부분 사람은 그런 허용범위 안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판단할 수 있다.
결국 능숙함 정도를 떠나 말과 행동으로 생각을 어느 정도는 유추해 낼 수 있다.
의도는 어떤 루트를 거쳐도 감지가 가능한 생각의 범위를 지닌다.
이런 부분들이 그림에도 그대로 담긴다.
모든 정보는 알 수 없지만, 그림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 생각들로 성향을 꽤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이 성향들은 누구나 조금씩 편차가 있겠지만, 그룹으로 묶어 놓을 수 있다.
다년간의 연구 결과로 나온 데이터에 기반을 두므로, 섣부른 일반화의 접근이 아니다.
성향마다 어떤 것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가장 필요한 부분을 찾아 적용해 좋은 결과물을 냈던 데이터 기반이다.
대부분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평균치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상승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잘하고 있는 부분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렇게 개선이 되려면 성향들이 상식선 안으로 들어와 있어야 한다.
상식선 밖은 일반적이지 않은 선을 벗어난 것들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범죄, 이기주의, 염세주의, 리플리 증후군 등
일반적인 선을 벗어나 있는 상황들은 전문적인 조치와 치료가 필요하다.
그림 자체를 잘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주제에 다룰 내용은 아니기에 위와 같은 부분들은 논외로 친다.
상황을 이해하려면 최소한 두 개 이상의 관점, 객관성과 주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세상에 너무도 다양한 성향들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 한쪽으로 살짝 치우쳐져 있을 뿐, 모든 성향을 어느 정도씩 골고루 갖고 있다.
결국 사람마다 갖고 있는 성향은 조금씩 편차가 있을 뿐, 누구나 개발하기에 따라 작은 성향도 크게 보완할 수 있다.
보완을 목표로 두었을 때, 작은 편차들은 장르에 맞도록 밸런스를 잡아주기 수월하다.
예외로 성향의 편차 강도가 너무 강했던 사례들이 있다.
상식선과 상식 밖, 그 사이쯤 애매하게 걸쳐져 있는 경우다.
그림을 떠나 평소 성향의 설정이 이렇게 되어 있는 사례다.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며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한다.
자기 행동에는 관대하고 타인의 행동에 훨씬 각박하다.
하던 방식만을 고수하고 겁이 극도로 많다.
견딜 수 있는 한계치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도 모든 걸 놓아버린다.
습관적으로 자잘한 거짓말을 한다.
누구나 이런 부분을 조금씩 가지고 있지만, 그 강도가 일반적인 선을 넘어설 때 그림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치명적 영향을 끼친다.
나의 수업은 중요한 내용들을 장기간에 거쳐 주기적으로 입력해 나간다.
모르는 정보가 이해되고 습득되기까지의 시간을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이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경우에는 5회, 많으면 10회까지 같은 내용을 다양한 예시로 설명하며 입력한다.
당근과 채찍 편에서 이야기 한대로, 절대 공격적으로 설명하거나 이해시키려 하지 않는다.
갖고 있는 근거와 결과물에 자신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설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강하게 이야기할 때는 적정선을 크게 초과한 사례들이다.
성향의 편향 강도가 강해 성장이 수월하지 않은, 몇몇 특이 사례들을 작성해 본다.
초기화
입력이 계속 초기화되는 경우가 있다.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에 대해 여러 가지 예시를 비롯해, 충분한 설명을 통해서 설득이 되어도 다음 날이면 흔적도 없이 초기화된다.
대부분 기억에 몇 퍼센트라도 남기 마련이다.
스스로 '이 정보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인식 하므로 초기화가 발생한다.
인식의 체계가 크게 다르기에 설득이 불가능했다.
필터링
보통 10이 입력되면 0.1~3까지 이해하게 되고, 이해력이 높으면 3~10 이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정도 영역은 범주 안에 있으며 조정해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문제는 내용에서 크게 벗어난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다.
자신만의 필터링이 굉장히 강하다.
평소 생활에서 필터링이 강한 경우, 정보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인식하며 왜곡된 기억과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림으로도 그대로 연결됐다.
거짓말
그림 성장 단계는 중첩되면서 쌓여 나가는 것인데, 중첩에 필요한 것은 성실함이다.
시간이 지나도 중첩되는 양이 보이지 않아 중간 점검을 해보면,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 '끊임없이 연습하고 있다'라고 얘기한다.
이전에 다룬 내용처럼, 노력했는데 티가 안 나는 것이라고 억울할 수도 있다.
그 범주를 다 감안하고 이해했을 때도 거짓말에 가까운 경우다.
결과물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한 부분이 바로 적용이 안 돼도 얘기를 몇 마디만 나눠 보면 안다.
그림에 대해 얼마큼 신경 쓰고 있는지, 얼마큼 생각이 정리되고 있는지, 생각의 발전과 목표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평소에 그림과의 거리가 상당히 벌어져 있는 상태의 주장만 남은 노력은 설득력이 없었다.
겁
시도 자체를 극도로 꺼린다.
시도해야 하는 근거와 결과물들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진행해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기존에 하던 방식이 안전하며, 안전성 안에서 발전시키고 싶어 한다.
태어나서 일어나기까지 수백, 수천 번 넘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두세 번 넘어진 기억 때문에, 겁이 나서 항상 누워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망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다양한 설득 속에서도, 좋은 방식들을 크게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계속 강조하지만, 누구나 이런 성향들을 조금씩은 갖고 있다.
성향은 적용되는 분야에 따라 장점이 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적어도 그림에서는 단점인 성향들을 풀어내는 방법들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는 편향 강도가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에, 난이도 차이가 있지만 방법을 적용하면 결국은 풀려서 개선되는 편이다.
편향 강도의 치우침은 작은 경험이 진실이라 믿는 오류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실타래가 있다.
일반적 범주의 편향 강도를 가지고 있는 성향인 경우에는 실이 꼬여 있다.
꼬인 정도가 복잡하거나 간단하다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에 풀어낼 수는 있다.
편향 강도가 조금 강한 성향 같은 경우에는 실이 살짝 묶여 있다.
어렵지만 시간을 내서 조심스럽게 매듭을 조금씩 건드리다 보면, 서서히 풀리게 되어 있다.
조급하면 반대로 더 강하게 묶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편향 강도가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아주 강한 상황은, 실을 온 힘 다해 여러 번 묶어놓은 상태와 같다.
나는 이렇게 묶어 놓은 실을 아직 풀어내는 데 성공한 적이 없다.
풀 수가 없거니와 자르려 하면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는 작업실 회원분들이
‘혹시 내 얘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다.
현재 작업실 다니시는 분들은 모두 일반적 범주 안에 있으며 잘 풀려가고 있다.
지금 예시로 설명하고 있는 사례들은 1000명 중 5명 정도, 200분의 1 확률을 가진 희귀한 성향의 치우침이다.
학교에 가도, 회사를 가도, 사회생활을 해도 가끔 볼 수 있는 특수한 사례에 가깝다.
이 소수 성향의 공통점은, 생각이 한쪽 방향으로 여유 공간 없게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스스로 인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인지부터가 힘들기에 많은 부분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림과 성향은 직접적으로 연결된 카테고리다.
강도의 차이가 있지만 성향을 조절해야 그림도 원하는 만큼 성장을 할 수 있다.
외부적, 내부적으로 계속 점검해 나가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간다.
많은 사람이 그림을 그리다가 성향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실제 사례로, 세상 까불이였던 나 역시 그림을 그리며 차분해지고 진지해졌다.
자신의 성향을 꼭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의외인 곳에서 그림에 대한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면 형광등으로 바꿔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