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 이해인 <4월의 시> -
어제 여의도 봄꽃 축제 참가 신청을 했다. 코로나가 있기 전 윤중로에 갔다가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었다. 축제라면 질색인 내가 알아서 축제 신청을 하다니 추억의 힘이 몹시 강하긴 한 것 같다. 봄꽃을 감상하려도 시간대별로 제한된 인원만 볼 수 있는 세상이다. 당첨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1시간 30분 동안 이해인 수녀님처럼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란다. 주말에 또 비가 온다는데 부디 벚꽃이 많이 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