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의 억새를 만나다.

-대청호에서 만난 억새 풍경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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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가을을 만나고 싶었다.

23일간의 시간을 온전히 시청에서 보내다 보니 더욱 갈급한 가을에 대한 열망.

집에 돌아온 나를 처음으로 맞은 것은 다름 아닌 몸살이었다.

노숙농성을 통한 시간이 그다지 녹록지는 않았으리라.

그나마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어지는 일로 인해서

고꾸라지듯 쓰러지지 않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모처럼만에 여유로운 오후가 내게 주어졌다.

물론 오전은 또 다른 일정으로 아침 일찍 나가는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엄마를 집에서 기다린 아들에게 가고픈 곳을 물으니

"시청이요."

한다. ㅎㅎ

"아들, 천막농성은 끝났어. 그래서 엄마가 집에 있는 거잖아.

다른 곳을 가보자...

엄마가 간절히 보고픈 곳은 대청호의 억새거든..."

아들은 엄마의 간절함을 쿨하게 받아줬다.


마음이 뒤엉킬 때, 그냥 혼자 있고 싶을 때,

생각이 필요할 때 수시로 떠오르는 곳이 대청호이다.

더구나 가장 아름다울 10월의 대청호를 못 보고 지날 줄 알았는데

용케 기회가 주어졌으니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할 일인가.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내 시선을 온전히 싹쓸이하는 억새의 춤사위~!!

주차를 하면서 그들에게 가는 길에 만난 가을의 대표 주자인

국화가 반갑게 맞아준다.

어쩜~~ 향도 너무 좋다.

몸살로 엉클어졌던 정신이 모아지고 몸도 가벼워지는 것 같은 느낌은

순전한 마음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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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아침엔 흐리더니 오후에 접어들면서 마알간 하늘을 보이고는

다시 흐릿해졌다.

석양의 모습과 역광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흐드러지게 피어나기 전에 만났으니 감사할 뿐이다.

겅중겅중 걸음을 옮기는 아들의 뒷모습을 좇아가면서도

마음은 사춘기 소녀처럼 콩닥였다.

늘상 대청호의 물을 가까이하는 곳으로 갔었는데

이번엔 정갈한 음식점이 있는 부근의 억새를 만나러 갔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다니기 편할 정도로 넓은 길이 났고, 들어가는데도 불편함이 없었다.

아들도 자신의 스텝으로 그들을 즐기며 돌아다녔다.

늘 분주하기 그지없는 녀석인데도,

감성쟁이 엄마의 느린 걸음을, 순간포착을 기다려주는 기특한 아들이다.

게다가 엄마의 전담 모델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해내는 아들.

남들은 늘 같은 표정이라고 말해도 아들이 폰을 향해 짓는 미소는

늘 나를 심쿵하게 한다.

어쩜~~ 참으로 해맑고 어여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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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여유롭게 억새를 즐기는데 들리는 즐거운 목소리~~!!

결혼을 앞둔 커플이 야외 촬영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 앞에서 행복을 맘껏 뽐내고 있었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억새 사이로 스며 그냥 스치는

우리까지도 미소를 짓게 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사진도 남기고 잘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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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억새를 만나면서 감사를 떠올렸다.

너무도 심각하게 메말랐던 작년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참을 걸어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물~!!!

얼마나 다행인가.

그 물의 수질을 잘 관리해서 우리 시민들에게 오도록 해야 한다.

문득 '대전 상수도 민영화'란 이슈로 우리를 놀라게 한 현안이 떠오른다.

생활의 기본이 되는 물이 민영화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바라봄도 좋지만, 우리의 생명수로 충분한 역할을 하는 생명수, 대청호~!!!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것이 아니던가.

아들과 함께 한 소중한 시간을 억새와 함께 해서 얼마나 좋은지...

몸살로 움츠려 들었던 몸에 잠시 휴식을 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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