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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신용점수는 인생 점수다

학교에서 절대 알려주지 않는 돈

by LUY 루이

학교에서는 시험을 통해 학생을 평가했어요.

국어 90점, 수학 85점, 영어 70점.
그 숫자가 당신의 성실함과 능력을 증명하는 기준이었죠.
그런데 사회에 나오면, 시험 대신 ‘신용점수’라는 새로운 점수가 당신을 평가하기 시작합니다.


신용점수는 단순히 카드값을 제때 냈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이 아니에요.
그건 현대 사회가 개인의 ‘신뢰도’를 수치로 환산한 구조예요.
은행은 당신의 이름보다, 당신의 숫자를 먼저 봐요.
신용점수는 이제 하나의 경제적 인격이에요.


신용점수는 당신의 모든 금융 행동을 기록하고 평가합니다.
카드 결제일을 놓치지 않았는지, 대출을 몇 번 했는지, 갚는 속도는 어떤지, 통신요금이나 공과금 연체가 있었는지까지요.
그리고 이런 기록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미래의 당신’을 예측하죠.
이 시스템의 무서운 점은, 단 한 번의 실수가 오랫동안 당신을 따라다닌다는 거예요.


은행은 사람을 믿지 않아요. 숫자를 믿어요.
이 말은 냉정하지만 사실이에요.
회사에서 아무리 성실하게 일해도, 은행은 당신이 신용점수 900점이면 “우수 고객님”이라 부르고, 600점이면 “고위험군”이라 합니다.
즉, 같은 사람이라도 숫자 하나로 세상에서의 대우가 달라지는 거죠.


이 신용의 구조는 사회 초년생일수록 불리하게 작동합니다.
왜냐하면 ‘신용의 역설’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돈을 빌려본 적이 없는 사람은 신용점수가 높을 것 같지만, 오히려 낮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빌린 적이 없으니 갚은 적도 없다’는 논리예요.
즉, 신용이란 ‘갚은 이력’으로 증명되는 구조예요.
그래서 사회 초년생은 처음부터 낮은 점수로 출발할 수밖에 없어요.


학교에서는 이걸 한 번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우리는 “돈을 빌리면 나쁜 것”이라고 배웠지, “신용을 관리해야 한다”는 걸 배우지 못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신용을 잘 관리하는 사람일수록 더 좋은 대출 조건을 받고, 더 많은 기회를 얻습니다.
결국, 신용점수는 단순한 금융지표가 아니라, 기회의 지도가 되는 거예요.


신용점수가 낮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집을 구하려 할 때 전세대출이 거절되고, 자동차 할부 금리가 높아지고, 심지어 휴대폰 할부나 카드 신규 발급도 막힙니다.
모든 경제활동의 시작점에서 신용점수가 기준이 돼요.
심지어 이력서보다 먼저 보는 시대가 됐어요.
직장에서는 ‘평판’을 보지만, 금융권에서는 ‘점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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