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은 제대로 흐르고 있나요. 만난 적 없이 그리운 사람. 오늘은 파도가 많이 쳤습니다. 집채만 한 파도가 거친 들짐승처럼 바위를 덮쳐오고 포말은 흐드러집니다. 그 냄새는 눈물과 닿아 있습니다. 바다에서 나고 자란 조각들을 파도라 이름 하기로 합니다. 하늘 높이 솟구쳤다 바위에 부딪혔다 혹은 모래에 엎어져 사라지는 것을 파도라 부르기로 합니다. 조각의 순간을 기념하는 것은 한 줄기의 빛. 편린에 관하여 바다는 관대합니다. 바다의 시간은 파도로 표출됩니다. 바다의 기억은 곧잘 파도로 부서집니다. 끈끈한 달의 힘으로 팽팽히 부풀었다 앙상하게 말라가는 바다는 내가 아는 당신을 꼭 닮았습니다. 섬광이 비치는 바다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아서 아름답습니다.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며 시간의 테를 남겨봅니다. 항상 흔들리고 있기에 변화가 두려울 리 없습니다. 멈추는 것, 머무는 것을 단 한 번이라도 꿈꿔 본 적 있습니까. 바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가라앉고 말 거예요, 그렇죠? 가라앉는 것이 두렵냐 묻는 당신의 파리한 입술을 더듬어 봅니다. 마녀의 젖꼭지처럼 차가운 심해의 목소리로 결국 돌아가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당신의 격한 숨소리가 나의 뺨을 할큅니다. 공포가 만들어내는 공포를 알아요. 깊이 가라앉고 높이 솟을 거예요. 별의 나락은 바다 어디쯤 일지 가늠할 수가 없지만 그가 묻힌 만큼 파도가 태어날 거라는 것을 믿어요. 믿는 것과 아는 것은 다르지. 흔들흔들 수초처럼 고개를 흐늘거려봅니다. 무시간 안에서 영원히 흔들릴 파열음을 껴안고 있습니다. 더 이상 기록하지 말아요. 울분이 가라앉으면 또 다른 기쁨이 떠오를 거예요. 격정을 만끽해요. 슬픔이 오래오래 눌어붙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