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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이불 Nov 11. 2019

이토록 좋은 여름의 색

여름의 초록 여름의 파랑



이토록 좋은 여름의 색.



어딘가 들뜬 청량한 공기.

이 계절에 틔울 수분 한 가득,

여름 한 조각.


달다, 달아. 맛있다고 후릅 후릅 소리 내며 먹었어.


같은 결을 지닌 사람의 다정을 겪는다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야.



여름의 바람이 데리고 온 노랫소리,

나는 못 부른다 하면서 웃었다.


좋은 날씨를 나누어 가졌던 날이었다.



시선을 붙들던 나뭇잎 프레임, 풀벌레, 풀내음.



해가 기울면 논에 남아있던 물은 보석이 된다.

눈이 부시어, 기분 좋게 어지럽다.



널찍하게 펼쳐진 하늘과 숲을 바라보면

시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



따뜻했던 기억,

편안해지는 영혼.

무엇이든 이해할 수 있다는 얼굴들.


 

이토록 선명하게 빛나던 파랑 빨강 초록.

내 여름의 에필로그.



모든 생명이 함축되어있는 못

그 앞에서 절로 선해진다.  



여름이 끝나버린 것 같다고 울었다는  

너의 한마디.

나는 으하하 하고 웃었다.

그래, 그날 밤을 기억해.

그렇게 난 여름을 좋아하게 되어버렸어.


#솜조각

https://brunch.co.kr/@apieceofsom/6


사진 글 솜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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