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으로 1년 살기.
“아침 안 먹을래.”
“유치원 안 갈 거야.”
“이 옷 입기 싫어.”
“머리 이상하잖아. 삐삐머리로 묶고 다시 따줘!”
아이 둘과 함께 출근을 준비하는 아침은, ‘상쾌한 하루의 시작’과는 거리가 멀다.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뉴스를 들으며 고요히 하루를 시작하고 싶지만, 현실은 진땀과 억눌린 분노로 울긋불긋 해진 얼굴뿐이다.
그렇게 정신이 반쯤 나간 채로 하루를 시작한 나는, 퇴근길에 아이들의 작은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다.
구수한 된장찌개가 차려져 있는 식탁을 상상하지만, 현실은 전쟁이 지나간 자리처럼 어질러져 있다.
식탁 위엔 아침 식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방바닥엔 옷가지와 장난감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그 풍경을 마주한 나는 단전 깊숙이 올라오는 긴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이내, 저녁 전투태세로 다시 돌입한다.
일상에 지쳐, 그리고 불운이 지속되는 회사 생활에 결국 나는 휴직을 선택했다.
사실상 퇴사에 가까운 휴직이다. 다시 회사로 돌아갈 자신이 없다.
출근을 하지 않으니 몸은 편해졌지만, 마음 한편은 불편했다.
다음 달 카드값이 문제였다.
돈 줄 2인 중 1인의 수익이 끊겼다. 기존보다 절반의 수익으로 4인 가족이 살아가야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절약하면 살 수는 있겠지만, 나는 소소한 소비의 행복을 포기할 수 없었다.
주말마다 아이들과 맛집을 찾아가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빵과 커피를 즐기는 그 작은 여유.
아이들의 교육비와 양질의 식사(소고기, 과일 등) 역시 양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본격적으로 배당금으로 살아가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상했다.
그리고 지금, 1년 반 동안 배당금으로 살고 있다.
일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진다.
2024년 한 해 동안의 배당 수익은 약 2,300만 원.
나의 배당 포트폴리오
커버드콜 고배당 ETF(TSLY, TLTW 등) : 약 40% (높은 배당 수익)
빅테크 및 암호화폐 ETF : 약 60% (배당 수익과 시세 차익 동시 추구)
애초에 배당금 확보를 목표로 했기에 커버드콜 ETF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2년 가까이 경험해 보니, 커버드콜 ETF는 추천하지 않는다.
TSLY의 경우 표기상 배당률은 80% 이상에 이르지만, 배당락이 적용된 주가를 반영하면 실제 배당률은 훨씬 낮아진다. 즉, 배당금을 받은 만큼 주가가 하락하고(배당락), 이는 계좌의 손실과 직결된다.
(참고로 하락한 주가는 연말 양도소득세 절감용으로 매도 후 재매수하는 방법이 있다. 배당은 수량으로 지급되기에 배당금에는 변화가 없다.)
실제로 내가 보유한 커버드콜 ETF 중 플러스 수익을 기록한 종목은 단 하나도 없다. 배당으로 손실은 보전되더라도, 계좌를 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래서 지금은 다시 포트폴리오를 수정 중이다.
원금 보전과 주가 상승을 노릴 수 있는 ETF — 예를 들어 JEPQ 같은 종목들로 하나씩 갈아타고 있다.
『배당주 투자 전략』의 저자 제임스 페넬은 이렇게 말했다.
'배당주는 투자자가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최고의 도구다.
주가는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배당은 매년 당신의 계좌에 실제 돈을 흘려보낸다.'
실제로 배당금으로 살아본 1년 반 동안, 나는 때때로 이렇게 편하게 수익을 얻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특별한 행위를 하지 않아도 계좌에 현금이 쌓이는 그 경험은 노력 없이 시험 만점을 받은 느낌과 같았다.
일하지 않아도, 내 자산이 나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확신.
마치 나무 한 그루 심었을 뿐인데, 해마다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기분이다.
'배당은 투자에서 유일하게 실체가 있는 수익이다. 나머지는 희망과 추측일 뿐이다.'
– 피터 린치
피터 린치의 명언처럼, 나는 희망이나 추측이 아닌 실체 있는 수익 구조 위에 삶을 설계하고 있다.
배당금은 단순한 현금 흐름을 넘어선다.
재투자를 통해 수익을 증폭시킬 수 있고, 노동 없이도 수익이 발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결국 배당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여지를 넓혀 주었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루를 채울 수 있다는 것.
지친 나를 숨 쉬게 해 줄 자유의 문이 있다는 것.
이보다 더 단단한 위안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