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매도하지 못하였을까.
솔직히 말해, 나는 공격적 투자자다.
TQQQ, SOXL 같은 고위험·고수익 종목을 마주할 때면, 어딘가 불안하면서도 설레는 감정이 교차한다. 속도감 있는 상승과 낙폭을 견디는 데 스스로 단련된 투자자라 믿었다.
하지만 YINN ETF를 경험한 뒤, 나의 ‘변동성 면역력’에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국 시장은 특이한 구조다. 기업의 기초적 분석이 무력해지는 곳, 경제 논리보다 정치가 우선되는 곳. 이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을 하락한 중국 주식은 너무나 저렴해 보였다.
『돈의 시나리오』를 쓴 김종봉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지수가 50% 하락했다면, 그것은 절대적인 기회다.'
나 역시 중국이라는 G2 경제가 언제까지고 무너져 있을 리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수 ETF인 FXI와 함께, 고위험 3배 레버리지인 YINN을 함께 매수했다.
예상대로였다. ‘매수 후 하락'의 투자 공식은 어김없이 대입되었다. 그러나 다양한 하락 경험을 통해 다져온 하락 맷집 덕분인지, 감정적 동요는 없었다.
나의 멘탈을 무너뜨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상승'이었다.
YINN은 하루에 20%씩 무섭게 치솟았다. 며칠 만에 수익률은 100%를 돌파했고, 계좌를 보며 나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상받는 듯한 희열을 느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나는 무감각해졌고, 그 자리를 ‘욕심’이 차지했다.
뇌과학자 브라이언 크누트슨의 연구에 따르면, 뇌에서 쏟아지는 도파민은 처음에는 쾌락을 주지만, 반복되면 그 쾌감은 기준이 되어버린다고 한다. 이성은 조용히 퇴장하고, 쾌감의 유지를 위한 강박만 남는다.
나 역시 상승은 지속될 거라 믿었다. 매도 버튼 앞에서 망설였지만, 하루만 더 기다리면 또 10%가 오를 것 같았다.
'여기서 조금만 더 상승하면 한 달 월급은 벌 수 있어. '
매체들은 중국의 부활을 이야기했고, 투자 전문가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외쳤다.
나는 객관적인 분석이 아닌,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자기 위안의 정보들만 받아들였다. 눈은 두 개였지만, 하나는 감고 있었다. 이미 확증 편향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놀랍게도 하루 만에 40%가 폭락했다.
계좌를 확인하늣 순간 손이 떨렸다. 주변은 먹먹했고, 숨 쉬는 것이 답답했다.
마치 파도 위에서 쾌감의 서핑을 타다가, 순식간에 물속으로 끌려 들어간 느낌이었다.
이성적 판단은 이미 불가능했다.
'조금이라도 수익을 지키자'는 이성보다, '도둑 맞았다'는 상실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한 번 내 계좌에 찍힌 수익은 이미 내 것 이었다. 그리고 주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는 보유 편향에 사로잡혀, 결국 매도하지 못하였다.
* 보유 편향 :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내놓는 것을 손실로 여기는 심리
수익률 100%의 황홀함은 0% 현실로 회귀하였다. 허탈함은 잔인했다.
무거운 후회를 등에 지고, 반년을 지냈다. 다행히 주가는 조금 반등하였고, 나는 분할 매도를 실행했다.
수익률은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감정을 조절하여 내린 결정이었기에, 마음은 평온했다.
나는 주식 투자에서 ‘언제 살까’보다 ‘언제 팔까’가 훨씬 더 어렵다.
누군가는 기술적 지표에 따라, 누군가는 목표 수익률에서 매도하고, 어떤 이는 끝까지 보유한다.
정답은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매도는 전략이 아니라 감정과의 싸움이다.
극심한 변동성은 이성을 흐린다. 감정이 개입되면 투자 판단은 희망이 되고, 뉴스는 믿음이 되며, 믿음은 기도가 된다. 결국 주식투자는 수익률과의 싸움이자, 욕심과 감정과의 전투다. 나는 값비싼 수업료로 나의 나약함을 배웠다.
이성적 판단이 무너지는 순간, 그 투자는 이미 실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