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기록(210913)
스스로 메뉴를 선택하고 챙기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은 수고롭지만 즐겁다.
매일 변덕스럽게 바뀌는 입맛에게 비위를 맞춰준다면,
그날 하루가 순조롭고 행복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
김치를 많이 안 먹는 나에게 엄마는 불쑥 한통씩을 가져다준다.
친히 집 앞까지 배달을 해주신다.
한 번도 먼저 달라고 한 적이 없는 나는 김치를 받을 때마다 생각한다.
"친절하지만 왠지 불편하다."
엄마의 김치는 양이 너무 많다.
또한 너무 잦은 김치 배달에 냉장고 안에서 김치통으로 테트리스를 한다.
오늘 받은 이 한통을 또 어떻게 비울까 생각함과 동시에
여전히 냉장고에 크고 작은 김치통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한다.
냉장실 문을 열 때마다 지상 최대의 과제를 떠안은 느낌이다.
요즘 최대의 고민이다.
이기적이지만 이타적인 이 김치들을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