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코가 오기 전까지

도둑보다 무서운 벌레

by 피터의펜

주택으로 이사 간다고 했을 때, 친한 친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도둑이라도 들면 어쩌려고 그래?"
"때려잡아야지."

농담 같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다.


물론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건 주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파트도 창문은 열려 있고, 가스관은 도둑의 등산로가 되지 않던가. 결국 다 같이 조심하며 사는 게 답이다.


그럼에도 이사 직후엔 집 안에서 신경이 곤두섰다.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소리에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도 말이다.

사람이 해보지 않은 일을 두려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방망이를 가장 빠르고 쉽게 움켜쥘 수 있는 동선을 머릿속에 그렸다. 물론 몇 번을 그러다 보니, 조금씩 적응이 되었다.

인간은 낯선 환경을 위험으로 인식하도록 진화했다. 그런데 그게 머리로는 괜찮다고 알아도, 몸은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지금의 '밤 도둑'이 그렇듯, 선사시대에는 '밤의 포식자'가 가장 두려웠을 것이다. 문도, 잠금장치도 없는 동굴 앞에서 맹수가 나를 노려본다고 상상해 보라. 그건 신의 평정심이 아니고선 버틸 수 없는 일이다.

주택을 처음 살아보는 내게 포식자 같은 존재라면, 솔직히 벌레였다.


평생 아파트에서 살다 주택으로 옮기려니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벌레는 어떻게 하지?"였다. 낮이면 모를까, 자다가 만나면? 차라리 식인 원숭이면 방망이라도 들 테지만, 다리 여덟에 더듬이 긴 존재에게는 어떤 무기도 자신이 없었다.


검색하고, 영상 보고, 주변에 물었다.

"시골 할머니 댁에 많다더라."

"장독대 근처가 문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피터의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일상을 관찰하고 생각하며 글쓰기를 반복합니다.

47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5화나무를 심는 마음